[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급성장하고 있는 KBO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선정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통합 마케팅 자회사인 KBOP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공개 입찰에 응한 사업자들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은 뒤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중계권 응찰 사업자는 지상파 방송 3사와 자회사인 스포츠전문 케이블 TV 등 프로야구 중계 제작사 연합과 이동통신 3사와 대형 포털사이트(2개사)가 손을 잡은 통신·포털 연합 두 곳이다.  

KBOP 이사회의 평가 기준은 금액(60%)과 기술력(40%)이다. 이번 응찰의 조건은 연간 최소 157억원으로 규정돼 있고, 계약기간은 최장 5년(2+3년)에 이르기 때문에 총규모 1000억원 안팎의 대형 사업권이다. 한국 스포츠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관심도 크고 이런저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사업자가 권리를 획득하든 KBO 리그의 산업적 측면에서 파이가 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은 셈이다. KBO와 구단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종 심사를 앞두고 공정성에 관한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간단히 말하면 일부 심판(KBOP 이사진인 심사위원)이 가족(계열사)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구조라는 측면으로 볼 때 하위 계열사인 아들(야구단)이 심판이 돼서 아버지(상위 계열사)에 점수를 매기는 형국이다. 아직까지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단은 마케팅이나 광고 등의 형태로 계열사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회통념상은 물론 공정거래행위 관점에서 봤을 때도 논란이 되기에 충분하다..

KBOP 이사회는 각 구단 단장 혹은 마케팅 팀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이사진이 최종 평가에서 입찰자에 대한 점수를 매기게 돼 있다. 10개 구단이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KBOP는 투표권을 갖지 않는다.

문제는 사업 응찰자의 두 축 중 하나인 통신 3사의 계열사인 KT 위즈, SK 와이번스, LG 트윈스가 이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3개 구단은 통신 3사와는 계열사일 뿐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통신 3사가 통신 3사 야구단과 별개라는 해석은 지나치게 자사 편향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 A구단 고위 관계자는 "통신 3사 구단이 모회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야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야구단 존립의 근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다. FA 선수 하나를 잡는데도 모회사의 자금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KBO리그의 현실이다. 통신 3사 구단이 모기업의 이익에 대해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는지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도 "뉴미디어 사업은 KBOP와 10개 구단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공정성에 대해 시비가 생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건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P 이사회는 25일 심사에 앞서 통신 3사 구단의 투표 참여가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꿔 말하면 통신 3사 구단의 투표 참여에 대해 논란의 불씨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정운찬 KBO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클린 베이스볼과 공정성을 내세운 바 있다. 

과연 뉴미디어 중계권 최종 심사가 공정성 시비 없이 치러질 수 있는지는 정운찬 총재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KBOP가 공정성을 지키며 누구든지 인정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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