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정성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1986년 메이저리그에 투수 분업화 이론을 갖고 온 토니 라루사 감독은 선발 5명을 정하고 불펜 투수들을 필승조와 추격조로 나눴다. 마무리 투수를 비롯해 7~8회를 책임지는 불펜 투수, 그리고 왼손 스페셜리스트 1명이 필승조에 들어갔다. 추격조는 뒤져 있을 때 선발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라루사 감독이 정착시킨 보직 세분화는 투수 별로 갖고 있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투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기본적으로 불펜 투수 모두가 필승조가 되기 어렵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2019년 롯데 불펜은 전원 필승조에 도전한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9일 인터뷰에서 "난 항상 머릿속에 모든 선수의 필승조 화를 그리고 있다"며 "모든 선수를 필승조로 만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양상문 감독의 자신하는 이유는 풍족한 투수진 덕분이다. 지난해 롯데 불펜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단단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2위에 빛나는 손승락이 경기를 마무리했고 홀드왕 오현택을 비롯해 구승민과 진명호가 시즌 내내 선발 뒤를 지켰다. 기량을 회복하고 후반기 뒷문을 걸어 잠근 윤길현을 비롯해 롯데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장시환도 여전한 불펜 전력이다. 9일 주요 선수들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주형광 롯데 투수 코치는 "손승락과 장시환의 페이스가 굉장히 좋다"고 기대했다.

기존 불펜 투수들을 유지한 올 시즌엔 기대 전력이 더 많다. 주 코치는 "정성종이 선발이든 불펜이든 올 시즌엔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성종은 150km 패스트볼을 거뜬하게 뿌리는 투수다. 박시영과 최하늘 또한 힘 있는 공을 던진다고 평가받는다. 대형 신인 서준원은 신인드래프트 이후부터 필승조 후보로 언급됐다. 서준원에 대해 묻자 양 감독은 "아마추어 때 봤었는데 직접 보니 그때보다 더 좋다"고 기대했다.

이명우가 빠진 좌완 불펜 투수는 불안 요소이지만 양 감독은 기존 투수들을 믿기로 했다. 베테랑 투수 고효준을 비롯해 차재용과 정태승이 스프링캠프에서 필승조 진입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새로 영입한 박근홍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는 능력 있는 투수들로 선발 퍼즐도 완성할 계획이다. 외국인 투수 둘을 받칠 투수로는 김원중과 윤성빈이 유력하다. 주 코치는 두 투수에 대해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다. 양 감독은 선발투수 후보를 묻는 말에 "장시환 윤성빈 박시영 김건국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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