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전무가 주최하는 자선 경기가 12월 22일 16회로 막을 내린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홍명보 자선축구경기’가 열린다. 2003년 시작해 올해 16회째를 맞는 홍명보 자선축구경기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축구의 본고장 유럽과 남미에서만 열리던 자선 이벤트 경기를 한국에 정착시킨 행사다. 

축구계의 연례행사였던 홍명보 자선축구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재직 중인 홍명보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일은 여기까지라며 뒤로 물러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LA 갤럭시에서 축구 행정을 배우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미국에서 상시 이어지는 스포츠 스타들의 사회공헌활동에 영감을 얻어 귀국 후 곧장 시도했다. 

초기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대회를 했던 홍 전무는 3회째부터 자신의 이름을 지웠고, 지금까지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라는 이름으로 대회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축구협회 전무로 부임한 홍명보는 2018년 16회 경기 개최를 알림과 동시에 이번을 끝으로 자선 경기를 마무리한다고 알렸다.

매년 빠짐없이 열린 자선 축구 경기 수익금은 총 22억 8000만원. 이 돈은 복지시설 및 불우아동,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전달되었다. 이 기금을 통해 소아암이 완치된 환자가 나왔고, 점차 지원 범위가 확대되어 청년실업 등 사회 문제 해결에 쓰이는 등 각계각층을 지원했다.

지난 16년 동안 397명의 축구 장학생에 전달된 4억 8300만원의 장학금과 용품 후원도 홍명보장학재단의 최대 프로젝트인 자선 축구 경기에 힘을 실었다.

프로리그 차원에서 올스타전이 없는 유럽과 남미에서 자선 축구 경기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승패보다 기술에 집중해 펼치는 축구쇼다. 홍명보 자선 축구 경기도 그동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결과에 대한 부담없이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며 올스타전의 대리전으로 팬을 만났다.

축구선수뿐 아니라 이대은 김현수 등 야구선수, 서경석 이수근 등 연예인, 장애인 선수 등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했다.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2010년 하프타임 이벤트로 열린 성탄 캐럴 많이 부르기 행사에는 총 1만 5111명이 참가해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어려 기록을 남겼다. 축구가 팬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를 확장했다.

▲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한준 기자

2018년 16회 자선경기는 마지막 이벤트가 되는 만큼 참가 선수와 이벤트가 풍성하다.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 김남일, 송종국, 유상철, 최진철, 이천수, 현영민, 김병지, 최태욱 등이 포함된 2002년 월드컵 선수들과 김신욱, 고요한, 조영욱, 윤석영, 김민우, 윤빛가람 등 K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메인 경기로 맞붙는다. 

좌석 배치, 응원, 사전 이벤트 등이 모두 팀 대결 구도로 하는 테마로 펼쳐진다. 경기 전 11시부터는 선수 애장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자선 바자가 진행된다. 이번 자선경기에는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함께 관전할 예정이다.

홍 전무는 자신의 장학재단 이사장 직책은 계속 수행한다. 자선 활동은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자선 축구 경기가 다른 선수들의 자선 축구 개최로 확산되면서 애초 경기를 개최했던 목적을 달성했다. 

홍 전무는 "그동안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 대회가 벌써 16회째를 맞이해 감회가 새롭다. 처음 행사를 준비하고 시작했을 때와는 다르게 자선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과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실제로 여러 선수들이 본인의 이름을 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한 발 뒤에서 후배들을 응원하고자 한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했다. 

“자선경기는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장학금 수여식과 수비수 캠프, W.I.S.E 캠페인 등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한 기존의 활동과 함께 또다른 행사를 통해 계속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홍명보장학재단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전무가 선수 시절 일본 J리그에 진출하면서 받은 이적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가장 형편이 어려운 축구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던 것에서 시작해 이제는 사회 각계 각층의 어려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홍 전무는 장학재단과 자선축구 수익금 전액을 기부해왔다. 이를 통해 2009년 한국의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에 체육인으로는 최초로 가입했다. 20억이 넘는 누적 기부액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서도 상위 기부자로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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