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살라(오른쪽)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리버풀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완파했다. 리버풀은 우승 후보의 자격을 입증했고, 맨유는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리버풀은 17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맨유를 3-1로 완파했다. 리버풀은 승점 45점으로 선두를 내달렸고, 맨유는 승점 26점에서 제자리걸음하며 6위에 머물렀다.

리버풀은 뜻대로 경기를 운영한 반면, 맨유는 아예 뜻대로 경기를 풀지 못했다. 단순히 공격적, 수비적이란 말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비적으로 경기하더라도 준비한 대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맨유는 수비에서 이어지는 역습을 거의 펼치지 못했다. 꼼짝도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통계만 봐도 압도적인 차이가 나온다. 맨유의 패스 성공률은 64%에 지나지 않았고 점유율도 36%를 기록했다. 수비적인 경기를 치를 경우 점유율, 패스 성공률이 떨어져도 승리를 따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슛에서 36-6(유효 슛 11-2)로 리버풀이 크게 앞섰다. 맨유는 변변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맨유는 경기 초반 맞불을 놓는 듯했지만 결국 리버풀의 강력한 압박에 밀려나 주저앉았다. 결국 다시 버티기 축구가 나왔다. 대신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리버풀이 이른바 '게겐프레싱'으로 공을 빼앗긴 뒤 재압박을 곧장 시도했기 때문이다. 맨유는 공을 빼앗고 다시 공을 빼앗겨 다시 수비에만 머물렀다. 맨유는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하고 걷어내기만 반복했다. 리버풀은 공격했고 맨유는 수비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제공하는 '액션존' 통계는 공이 어디서 돌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경기 전체 가운데 40%가 맨유 진영에서, 중원에서 42%가 이뤄졌다. 리버풀의 수비 진영 쪽에선 단 19%만 진행됐다. 리버풀이 맨유를 구석에 가둬놓고 두드리는 양상이었다는 설명이다.

맨유가 스리백을 세운 가운데, 완전히 균형이 수비에 쏠려 공격수가 부족했다. 맨유는 리버풀의 압박에 밀려 주저앉는 바람에, 윙백이나 미드필더가 역습을 위해선 50m 이상을 뛰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최전방에 로멜루 루카쿠는 외롭게 고립됐다.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정도만 공격에 가담할 뿐이었다. 공격할 때 절대적 수가 부족했다.

맨유는 후방에서 빌드업에 성공하지 못하고 단순한 롱볼 연결에 의존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335개 패스 가운데 69개가 긴 패스였다. 무려 20퍼센트에 이른다. 반면 리버풀은 601개 가운데 48개만 롱패스를 시도해 약 8%에 지나지 않는다. 롱패스도 때론 효과적인 공격 방식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 맨유의 롱패스는 확실히 수비 뒤를 노리는 것도,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도 아니었다. 패스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됐을 뿐이다.

▲ 루카쿠(왼쪽)는 외로웠다.

반면 리버풀의 공격력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슈퍼패스에 이은 완벽한 마무리"라고 평가한 전반 24분 사디오 마네의 득점, 그리고 후반 28분과 35분 기록한 제르단 샤키리의 골 역시 공간을 잘 활용한 결과였다. 후반 28분의 득점에선 마네의 돌파가, 후반 35분의 득점에선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모하메드 살라의 연계 플레이로 맨유의 최종 수비 라인 앞에 공간이 생겼다. 샤키리가 영리하게 공간을 찾은 뒤 과감한 슛을 시도했다. 수비에 맞고 굴절되는 '운'이 있었다곤 하나 이전에 '버스'를 만났을 때는 그런 공간도 찾기 어려웠다.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은 보다 능숙하게 맨유의 빈틈을 찾았고 또한 직접 빈틈을 만들기도 했다.

선두 리버풀은 6위 맨유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샤키리의 득점 뒤엔 수비적으로 물러나 완급을 조절하며 역습을 펼치는 전술 변화도 줬다. 맨유의 전 선수이자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게리 네빌이 '스카이스포츠'의 방송에 출연해 "리버풀은 더 다재다능한 팀이 됐다"면서 "리버풀은 2년 전에 한 가지 방식으로만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다른 방식으로도 이길 수 있는 팀이다. 1-0으로도 이기고, 뒤지는 상황에서도 반응할 수 있다"면서 칭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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