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 좋은 이사, 세징야(가운데)가 득점 뒤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우승하자, 대구!" 대구FC 팬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닿았을까. 대구스타디움과 고별전을 치르는 대구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FC는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를 3-0으로 이겼다. 1,2차전 합계 5-1로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우승이다. 2002년 창단된 대구는 2003년부터 K리그에 참가했다. 이번 FA컵 우승 전까지 단 한번도 공식 대회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1만8,351명의 팬들이 모인 이유는 대구의 첫 우승을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수들한테 한 걸음 앞섰을 뿐 우승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긴장하고 들뜨지 않도록 강조했다. 겸손한 자세를 갖고 끝까지 간절하게 뛰자고 했다." - 안드레 감독

안드레 감독의 말대로 대구는 간절하게 뛰었다. 스스로를 작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뛰겠다던 말대로 울산을 기술에 투지를 더해 싸웠다. 한 번 뚫리면 다시 쫓아갔고,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울산이 공격을 펼치려고 했지만 대구의 수비에 번번이 밀려나왔다. 공격수로 배치된 선수들도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오국인 선수 세징야와 에드가도 예외는 없었다.

사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2003년 첫 리그 참가 때부터 '안방'으로 썼던 대구스타디움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대구는 내년 도심 한가운데 옛 대구시민운동장 자리에 지어진 '전용구장' 포레스트아레나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대구스타디움은 종합경기장으로 지어져 축구를 즐기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간 소중한 홈 구장과 작별하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에서도 특별한 행사도 준비한 참이었다. 팬들이 직접 피치로 내려가 선수들과 함께 만나는 이벤트도 준비한 상태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간절한 대구의 마음이 통했다. 후반 14분 김대원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번개처럼 파고들어 왼발로 골을 뽑았다. 1,2차전 합계로 2골 차이를 만드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후반 30분엔 에이스 세징야가 1골을 추가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4분엔 에드가가 로빙슛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골까지 터뜨렸다.

최고의 마무리였다. K리그1 잔류에 성공했고 구단 첫 우승을 FA컵으로 장식했다. 다음 시즌엔 구단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간다. 새 경기장 이사를 앞두고 떠나는 대구스타디움에 소중한 추억 하나를 남겼다. 최고의 작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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