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K리그 시상식에 수비수 후보로 참가한 제주의 권한진, 표정은 밝지 않았지만 2019시즌 제주를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그랜드힐튼호텔, 이종현 기자, 영상 송경택 PD]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 시상식. 베스트11 수비수와 골키퍼 후보로 참가한 권한진(30)과 이창근(25)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제주는 시즌 중 15경기 무승(8무 7패)에 나락으로 빠졌다. 정규 리그 32라운드부터 3연승을 거뒀다.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FC 서울을 1-0으로 꺾고 자력으로 상위 스플릿에 남았다. 

상위 스플릿에 들어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경남 FC, 수원 삼성을 상대로 3승 1무 1패를 거뒀다. 시즌 막바지에 완벽하게 반등을 이뤄냈다. 결국 5위로 마무리했다. 시즌 내내 부진이라고 질타를 받기엔 4위 포항(승점 54)에 이은 5위(승점은 같지만, 득점이 포항에 적어 5위)라는 성적은 나쁘지 않다.

조성환 제주 감독의 노력과 함께 선수단이 자발적으로 삭발하고 합숙하며 의지를 다졌다. 권한진은 "저희 팀에 고참 선수가 많이 있다. 조용형, 권순형, 박진포 선수가 있다. 그 선수 위주로 분위기 벗어나려고 했다. 자체적으로 합숙도 했다. 다 같이 삭발도 했다. 그런 것들이 (성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없지만,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됐다. 우리 팀 주장이었던 권순형, 박진포 위주로 이끌었다. 숙소가 있지만 밖에서 나가 살고 있다. 경기 나가기 전에 숙소에 모여서 축구 이야기 많이 하고 몸 관리하며 이겨내려고 했다"며 선수들이 삭발과 숙소에 모이며 자발적으로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이창근 역시 "감독님도 그렇고 진포형도 그렇고 팀을 더 끈끈하게 마들었던 것 같다 진포형이 '혼자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하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하셨다. 그 한마디에 올해 제일 와 닿는 말인 거 같다 저희 팀이 위기 상황에서 극복했다. 내년 시즌에도 그런 상황이 안 오게 하는 게 우선이지만, 그 상황이 오면 아무 문제 없이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자발적으로 상주 상무에서 민간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김호남은 군인 때보다 더 머리를 짧게 밀었다. 곁에서 지켜본 권한진의 마음은 착잡했다. 

권한진은 "권순형, 박진포 선수가 먼저 삭발을 하고 왔다. 그것을 보고 후배가 동참했다. 경기력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 안 하지만, 정신력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말이 많았다. 호남이가 군대 있을 때보다 더 머리를 짧게 잘랐다. '전역한 지 얼마 됐다고 머리 또 자르냐'고 말들이 많았다. 한편으론 짠했다. 호남이랑 광선이가 제대하고 와서 팀에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시점부터 반등했다. 간절한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31살, 팀에서 고참에 속하는 권순형도 머리를 짧게 자르며 팀 분위기에 동조했다. 

제주의 2019시즌은 ACL 도전할 수 있는 순위권이다. 권한진은 "올해 목표였던 ACL에 가는 게 목표다. 1차적인 목표는 3위 이내의 순위다 이창근은 "(2019시즌) ACL을 못 나가게 됐다. 3위 안에 ACL 올라갈 수 있는 게 목표다. 그다음 뒤에는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다"며 다음 시즌 제주의 반등을 예고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