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고척돔, 한희재 기자]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넥센 선발투수 브리검을 상대로 솔로포를 날린 한화 호잉이 고동진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한화 호잉에 대한 기대치는 반반 이었다.

시즌 내내 한화의 타선을 이끌었던 호잉이다. 호잉의 방망이에서 마법처럼 안타나 홈런이 쏟아지면 한화엔 자연스럽게 승리가 안겨졌다. 호잉은 올 시즌 타율 3할6리 30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의 페이스는 좋은 편이 못됐다. 9월 타율이 2할6푼6리로 주춤하더니 10월엔 1할3푼으로 뚝 떨어졌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호잉의 약점이 드러날 만큼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만 해도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호잉은 3루타 1개를 치기는 했지만 찬스 때 마다 침묵했다. 호잉이 찬스에서 시즌 때 처럼 집중력을 보여줬다면 한화는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3차전서 호잉의 방망이는 드디어 불을 뿜었다. 솔로 홈런 1개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역시 호잉의 방망이가 터져야 한화가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두 개의 타구가 모두 떠서 날아갔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었다.  

2-2 동점이던 6회초엔 우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고, 3-3 동점이던 9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역시 호잉은 타구를 띄웠을 때 강해질 수 있는 타자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호잉이 친 공이 뜨기 시작하면 뭔가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반대로 그의 타구가 땅으로 향할 땐 기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날도 두 번째 타석까지는 모두 땅볼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부터 타구를 띄우기 시작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호잉은 일단 플라이볼형 타자일 때 매력적임을 증명했다.

호잉은 전형적인 플라이볼형 타자다.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0.53에 불과하다. 뜬공 아웃이 절대적으로 많은 타자임을 알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호잉이 슬럼프에 빠지면 땅볼이 많아진다. 10월 호잉의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정확히 1.00이었다. 

올시즌 호잉의 발사각도별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을 분석한 데이터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호잉의 땅볼 타구 비율이다. 10도 이하 타구는 일단 땅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호잉은 10도 이하 타구가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KBO리그 전체의 10도 이하 타구 비율은 48%다. 호잉은 그 보다 12%나 적은 땅볼 비율을 기록했다.

땅볼일 때 결과도 좋지 못했다. 10도 이하 타구의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은 3할9푼8리나 된다. 땅볼로 좌측이나 우측 선상을 빼는 2루타 이상의 타구가 그리 많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러나 일단 타구가 뜨기 시작하면 호잉은 우리가 기억하는 그 호잉의 타격을 선보였다.

11도에서 20도 사이 부터 장타 비율이 훌쩍 높아진다. 이 구간서 1.294를 찍은 호잉은 21도에서 30도 사이에서 1.333으로 정점을 찍는다.

더 높게 떠도 상관이 없었다. 너무 높이 떠서 플라이볼 아웃 비율이 높아지는 31도에서 40도 사이 구간에서도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이 1.115로 매우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31도에서 40도 사이 구간에서 한국 타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였다. 이 구간 평균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2할7푼1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잉은 이 구간에서도 높은 장타력을 뽐냈다. 그만큼 뜬 공에 강점을 보인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잉의 타구가 떠서 날아가기 시작 했다는 건 그가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일단 타구를 띄워 보내기 시작하면 늘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던 호잉이다. 호잉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세 번째 타석부터 타구를 드디어 띄워 보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호잉을 보다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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