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에 2-1로 이겼다. 우루과이는 FIFA 랭킹 5위,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오른 강호다.
좋은 성과다. 우루과이가 긴 이동 거리 때문에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지만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더구나 각각 개인 사정과 부상으로 이번 원정에 불참한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 정도를 제외하면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주전들이 모두 경기에 나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부임 뒤 치른 3번째 경기에서 '대어'를 잡았다.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는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고, 칠레와 0-0으로 비기는 성과도 있었다.
새 감독이 오면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벤투호는 생각보다 빠르게 조직력이 올라왔다.
일단 확고한 전술적 지향을 갖고 있다.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경기 운영은 점점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다. 칠레전에서도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와중에도 계속 세밀하게 공을 돌리려고 했다. 기성용은 "수비에서 빌드업을 하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칠레전도 마찬가지고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원한다. 쓸데없이 공을 걷어 내거나 체력적 소모가 많은 경기를 하지 않는다. 우루과이 상대로 이 정도 점유율을 갖는 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성도를 높이려는 코칭스태프의 몫도 크다. 세밀하게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시하고 있다. 하려는 바가 명확하니 선수들의 움직임도 더 선명해진다.
측면 수비수들이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포지션을 잡고,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후방에서 빌드업에 공을 들인다. 장현수는 "훈련할 때도 그렇지만 세밀하게 많은 것을 지시하신다. 코칭스태프 분들 역시 한 명, 한 명 개인 면담하면서 어떻게 할지를 가르쳐 주신다. 그런 점들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황의조의 말에서도 세밀한 지시가 읽힌다. 황의조는 원래 측면으로 자주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중앙에 자리를 잡고 경기했다. 황의조는 "가운데 중앙 수비수들을 끌어당기려고 했다"면서 감독의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벤투호의 1차 목표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3경기 만에 조직력을 빠르게 올린 것은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3경기가 더 남았다. 오는 16일 파나마전을 치르고 11월엔 호주,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을 앞뒀다. 완성도를 더욱 높이길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