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청주,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청주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48, 148, 149. 지난 23일 KIA 김선빈 타석에서 한화 우완 김민우가 기록한 구속이다. 시속 149km 패스트볼에 김선빈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민우가 마운드에 있을 때 145가 넘는 숫자가 계속해서 전광판에 새겨졌다. 4회엔 147km, 5회엔 148km가 찍혔다. 이 경기 평균 구속은 145km가 넘는다. 올 시즌 평균 구속인 142km와 차이가 크다.

구위가 살아나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리고 파워 커브의 위력이 더해졌다. 1회부터 무너진 선발 김진영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민우는 4⅓이닝을 1실점으로 묶고 8-6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지난 7일 2군으로 내려갔다가 19일 1군에 돌아와 2경기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다.

김민우는 올 시즌 4차례나 말소됐다. 모두 부진에 따른 결과다. 김민우를 2군으로 내려보낸 8일 한 감독은 "부상 때문인지 체격 조건을 활용하지 못한다. 힘을 못 쓴다. 시즌 중이기 때문에 투구 폼을 바꾸긴 힘든 상황이다. 마무리 캠프에서 투구 폼을 교정해서 후일을 보는 편이 낫겠다 싶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2012년 한화에 전체 1번으로 입단한 대형 기대주 출신이다. 마산용마고 시절 전국구 고교 에이스였다. 키 190cm, 몸무게 100kg에서 뿌리는 강속구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어깨 수술을 하고 여러 차례 투구 폼을 바꿨다. 신인 시절 혹사 여파가 오래갔다. 공의 위력을 높이기보다 부상 재발 방지가 목적이었다. 신체 조건은 여전히 한화는 물론 리그에서 손꼽히는 거구였지만 구속은 기교파에 가까웠다.

1군 복귀전에서 구속이 빨라진 비밀은 달라진 투구 폼에 있었다. 최근 2경기에서 김민우는 다리를 내디딜 때 양 팔꿈치가 어깨 위로 올라갔다. 신인 시절이었던 2015년 투구 폼이다.

김민우의 투구 폼은 알파벳 W를 뒤집은 형태와 같다 하여 '인버티드 W(inverted-W)', 역 W로 불린다. 투구 이론가 톰 하우스에 따르면 일반 투구폼과 비교했을 때 힘이 30% 이상 실린다.

다만 힘을 많이 싣는 만큼 부상 위험을 수반한다는 의견이 있다. 메이저리그 마크 프라이어, 제레미 본더맨 등 인버티드 W 파이어볼러들이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다. 한국에선 윤석민과 배영수, 이태양 등이 대표인 인버티드 W 투수였는데 팔꿈치 수술을 하고 현재는 모두 구속이 저하된 상태다.

그러나 브론슨 아로요, 저스틴 벌랜더 등 인버티드 W 투구 폼으로 롱런 한 투수들도 상당하다. 인버티드 W 투구 폼을 무조건 부상으로 연관 짓는 시대가 지났다.

한 감독은 "나도 선수도 고민이 많았다. 김민우가 체격에 비해 공을 힘 있게 못 던졌다. 어찌 됐건 김민우는 장기적으론 우리 팀의 주축 선발이 돼야 하는 선수이지 않나. 사실은 다음 시즌도 쓰지 않을 생각을 하고 필요하다면 수술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래서 부담 없이 힘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선수도 검진 결과가 좋으니까 마음이 편하게 예전 폼으로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우는 올 시즌 5번 이겼다. 하지만 웃지 않았다. 인터뷰 때마다 "그동안 팬들에게 너무 실망만 줬다. 아직 웃으려면 멀었다. 더 잘하고 싶다"고 되풀이했다.

김민우는 강속구를 던지는 던져야 하는 투수다. 시즌 중 투구 폼을 예전으로 돌릴 만큼 구속이 더 오를 여지도 있다. 긴 방황 끝에 찾은 본 모습이다. 한 감독은 김민우에게 선발로 다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