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전,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2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한화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김범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좌완 파이어 볼러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km를 넘는다. 약간 스리쿼터형으로 비스듬히 나오는 릴리스 포인트 때문에 공이 잘 안 보인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빠른 공 하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빠른 공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는 제2의 구종이 짝을 이뤄야 한다.

김범수에겐 슬라이더라는 좋은 무기가 있다. 제구가 된다는 가정이 따라야 하지만 슬라이더의 위력 또한 빠른 공에 못지않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김범수의 슬라이더는 매우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단 대부분 좌타자를 상대로 쌓은 기록이기는 하지만 슬라이더 자체의 위력이 빼어나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다.

올 시즌 김범수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7푼7리에 불과하다. 후반기에 1할2푼5리로 높아진 것이 그 수치를 이루고 있다.

빠른 공의 2할9푼1리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김범수가 자신의 슬라이더를 좀 더 믿고 던져도 좋은 이유다.

하지만 김범수는 카운트가 몰릴수록 패스트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유형의 투수다. 제구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빠른 공부터 꺼내 드는 것이 습관처럼 돼 있다.

안 그래도 빠른 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김범수다. 여기에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구사율이 더욱 치솟는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빠른 공을 선택하는 비율은 88%나 된다. 반면 슬라이더 구사 비율은 19%에서 6%로 수직 낙하한다.

아무리 빠른 공이 힘이 있고 빠르다 해도 대처하고 있는 상대에겐 좋은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범수가 불리한 카운트에선 빠른 공을 많이 던진다는 것은 이미 모든 팀의 전력 분석에서 파악이 됐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빠른 공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슬라이더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김범수의 슬라이더는 강한 회전력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평균 슬라이더 회전수는 약 2300rpm 정도이다. 하지만 김범수의 슬라이더는 이보다 200에서 300 rpm 이상이 찍힌다. 그만큼 많은 회전과 볼 끝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김범수는 15일 대전 LG전에서도 박용택에게 빠른 공 승부를 들어가다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 홈런 이후 크게 흔들리며 2.2이닝 6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도 슬라이더 구사 비율은 11.6%에 불과햇다. 장기를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이제는 '불리하면 직구' 패턴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팀이 그에게 선발투수로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이전까지 잘못됐던 것들은 버리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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