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한 만큼 성공한 삼성 다린 러프(왼쪽), 최고의 연봉 대비 성과를 낸 한화 제러드 호잉.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외국인 선수 교체가 유력한 팀들의 고민이 더 무거워졌다. 

11일 KBO 5차 이사회의 결정은 어쩌면 내년 시즌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이사회는 '외국인선수 제도의 고비용 계약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경쟁 유도를 위해' KBO 리그에 새로 오는 외국인 선수 몸값을 100만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몸값에는 계약금과 연봉, 옵션뿐만 아니라 이적료까지 포함된다. 지금까지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이적료를 지불하더라도 이를 공개하지는 않는 게 관례였다. 이적료까지 포함한 100만 달러 제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014년 1월 당시 30만 달러였던 새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이 폐지된 지 약 4년 반 만의 변화다. 이 사이 KBO 리그에 뛰어든 선수 중에는 새로운 제도의 문턱에 걸릴 만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외국인 선수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시기다. 첫 계약부터 100만 달러를 넘긴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적료를 합해야 몸값이 100만 달러가 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우선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계약금과 연봉, 옵션(구단이 공개한 경우)만으로 100만 달러를 초과한 선수들을 정리했다. 요약하면 이제 또다른 다린 러프(삼성)는 없다. 10개 구단의 숙제는 제2의 제러드 호잉을 찾는 것이다. 

▲ 한화 시절 에스밀 로저스. ⓒ 한희재 기자
2015년
한화 에스밀 로저스 8월 입단 70만 달러

한화는 2018년 8월 1일 로저스 영입을 발표했다. 94경기를 치르고 50경기를 남긴 시점이었다. 시즌을 절반 이상 치른 상태로 70만 달러 선수를 데려왔으니 이번 KBO 이사회 기준으로 환산하면 2배만 해도 140만 달러를 넘는 금액이 된다. 이제 이런 '승부수'는 없다. 

2016년
한화 윌린 로사리오 130만 달러
KIA 헥터 노에시 170만 달러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이들이 '시작부터' 100만 달러를 훌쩍 넘기기 시작했다. 2015년까지는 보기 드물었던 일이 로사리오, 헥터의 등장과 함께 보편화했다. 2017년과 2018년의 100만 달러 초과 선수를 보면 추세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 KIA 헥터 노에시 ⓒ 곽혜미 기자
2017년
NC 제프 맨쉽 180만 달러
넥센 션 오설리반 110만 달러
삼성 앤서니 레나도 105만 달러
삼성 다린 러프 110만 달러
한화 알렉시 오간도 180만 달러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150만 달러

삼성과 한화가 큰손으로 떠올랐다. 2016년 시즌 9위로 처진 삼성이 앤서니 레나도와 다린 러프에게 각각 1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서를 내밀며 왕조 재건에 나섰다. 한화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라는 불명예를 막기 위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에 로사리오까지 모두 메이저리그 출신. 

NC 역시 빅 리그 경력이 있는 맨쉽에게 무려 180만 달러를 안겼고, 넥센은 당시로서는 최고액인 110만 달러를 오설리반에 베팅했다. 그런데 이때 100만 달러를 초과한 선수 6명 가운데 재계약에 성공한 건 오직 러프 뿐이다. 

2018년
삼성 팀 아델만 105만 달러
SK 앙헬 산체스 110만 달러

삼성은 다시 한 번 빅 리그 경력 투수에게 105만 달러를 투자했다. 전반기는 애매했지만 후반기는 대성공. SK는 반대다. 산체스는 시즌 초반만큼의 위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정한 사안을 KBO 리그 구단들이 얼마나 지키느냐다. 

일단 이사회는 강력한 제재를 내놨다. 외국인 선수의 계약 규정 위반 시에는 해당 계약은 무효로 하고, 선수는 1년간 참가활동을 정지하며 구단에게는 다음 연도 1차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강경책이긴 하지만 그보다 10개 구단의 양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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