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2019 KBO 신인 드래프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지명된 선수들이 정운찬 총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LG가 1차 지명으로 뽑은 이정용(동아대) 이후 2019년 KBO리그에 뛸 두 번째 대졸 선수가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는 4라운드에 처음 나왔다. 4라운드 첫 번째 권리를 갖고 있던 KT가 영남대 투수 이상동을 불렀다.

모두 1027명이 참가한 이번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는 256명이다. 이 가운데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20명. 1차 이정용을 포함하면 21명이다. 하지만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20명 가운데 11명이 하위 라운드에 뽑혔다. 8라운드에 4명, 9라운드에 3명, 10라운드에 4명이다. 1차 지명을 시작으로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는 고졸 선수들과 해외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채웠다. 삼성은 전체 2번 이학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9명을 전부 고졸 선수로 호명했다.

이날 드래프트에 참석한 한 프로 구단 스카우터는 “(대졸 선수 중에선) 뽑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전체적으로 (대졸)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대학을 살리자’는 뜻에서 각 구단별로 이번 드래프트에서 대학 선수를 많이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선수가 외면받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입문하는 추세다. 구단들은 병역 문제 등을 들어 즉시 전력감인 대졸 선수보다 더 젊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긴 고졸 선수를 선호한다. 대졸 선수 선발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37명, 2017년 24명 그리고 지난해엔 17명으로 줄었다. 17명은 역대 최저치다.

요즘 선수들은 야구를 하러 대학을 갔는데 야구를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며 C학점 이하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시키는 바람에 선수들은 공이 아닌 펜을 잡아야 했다. 게다가 평일 리그가 사라지고 주말에만 리그가 열리게 되면서 야구부 선수들은 주중엔 공부하고 주말에만 야구를 하게 됐다. 드래프트에서 한 스카우터는 “수업하고 야구를 같이 해야 하는데 그러면 야구가 되겠나.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스카우터는 “대학 선수가 적다고 하는데 일정이 주말뿐이라 보고 싶어도 여력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지명받은 한 대학 선수는 “대학교는 야구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토로했다.

“시간표를 짜야 하는데 운동(야구)부 안에서도 과가 다르잖아요. 다들 시간을 맞춰서 짜기가 힘들어요. 야구가 단체 운동인데 단체로 할 수 있는 스케줄을 못 짜다 보니 운동을 시작하기조차 어렵고요. 그리고 야간 운동 끝나면 과제를 하고 새벽에 잠들어야 해요다. 그게 가장 힘들어요. 또 주말엔 경기를 하기 위해 지방을 가야 합니다. 4~5시간 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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