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문로, 한준 기자] “공격 창조성이 부족하지 않느냐? 도발적인 질문도 했다.”

17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오전 11시를 넘겨 마무리됐다. 대한축구협회가 기술위원회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와 분리해 신설한 뒤 처음 진행된 A대표 팀 감독 선임. 김 위원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택한 과정에 대해 역대 어느 때보다 소상히 설명했다.

벤투 감독 내정 소식은 16일 스포츠조선의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유럽에서 원칙적 합의 및 계약서 사인을 하고 16일 오후 입국했으나 협회 내부 의사 결정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이었다. 기정사실인 상황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공식 발표는 17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하루 먼저 보도자료 형태로 벤투 감독 선임을 알렸을 때 나올 수 있는 억측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과 축구 팬들이 제기한 수 많은 의문과 지적에 모두 대답했다. 신 감독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던 이유, 그리고 어떻게 평가했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 지까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에 대해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기고 부임해 본선 진출을 이루고,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으며, 독일을 꺾은 성과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스웨덴전 전술, 파워트레이닝 논란, 언론 인터뷰 논란 등에서 차기 대회를 이끌기 어렵다는 평가가 만장일치로 내려졌다는 점도 가감없이 발했다. 

언론에 보도된 협상 대상 감독들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지 유추할 수 있는 정황과 실제 과정까지 명백히 밝혔다. 벤투 감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최근 한 차례 꺾였지만 코칭스태프를 모두 대동하고 미팅을 진행했으며, 한국 대표 팀 경기를 미리 보고 분석한 점, 훈련 자료를 모두 공개한 점, 파주NFC에 상주해 일하겠다는 의욕을 보인 점 등 누구보다 진정성이 있었다고 했다.

벤투 감독에 대해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 컵대회 4회 우승으로 ‘컵대회의 왕자’로 불렸다”고 한 점과 “유로2012 4강을 이룬 경기를 다 봤다”며 성과가 분명하다고 소개한 김 위원장은 그리스와 중국에서 거둔 실패에 대해 “다 알고 있었다”고 했고, 오히려 “중국에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먼저 움직였다”며 데려올 수 있는 기회로 봤다고 했다. “피크에 있는 감독이 오기는 어렵다”고 현실을 말한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데려올 수 있는 후보군 중 최상의 조건을 갖고 있으며,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증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호날두를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의 포르투갈 대표 팀과 올림피아코스, 충칭당다이리판을 지휘한 경기 영상을 직접 보고 분석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창조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하면서 벤투 감독과 미팅에서 직접 직설적으로 질문도 했다고 했다.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명확하게 설명해줬다. 벤투 감독은 우리에게 훈련 준비 등 많은 것을 질문했고, 우리도 그에 대한 답변을 했다. 우리는 역량이 있는 감독이라 평가했다. 물론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나왔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인터뷰과 정에서 보여준 자신감이나 명확한 축구철학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가 이끈 팀들이 매우 강했다.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각 분야마다 질문 받아서 대답해주고 한국의 상황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역으로 묻기도 했다. 인터뷰 마지막에 제가 진지하게 질문하겠다고 했다. 당신에게 한국에 오는 게 왜 중요한가. 그에 대해 감독도 성공에 대한 것 강하게 어필했지만 수석코치 세르지오도 정말 한국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팀 중 하나인 걸 알고 있다. 한국을 통해 다시 한번 월드컵에서 성과 이룰 수 있다는 기대 갖고 있다. 그런 의지를 분명히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철학적 측면에서, 그리고 향후 발전적 측면에서 벤투 감독에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사실 단점은 있었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그의 코칭팀이 어떤가, 그 다음에 감독의 축구철학이나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나중에 훈련 자료를 다 요구했고 그 분들이 자신있게 포르투갈 대표팀에 있던 훈련 자료들, 올림피아코스 자료들, 중국에서 자료도 자신있게 내놓았다.” 

자료 검토 결과 김 위원장은 그리스, 중국에서의 실패에 대한 시선이 거둬졌다고 했다. 공격 창의성 문제도 해를 거듭하며 개선된 것이 훈련 프로그램과 경기 내용을 통해 입증됐다고 했다.

“솔직하게 포르투갈에 있을 때보다 올림피아코스에 있을 때 더 발전했고, 그때보다 중국에서 훈련한 게 더 발전됐다. 나도 그렇게 느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유럽 축구계 지도자의 대세가 포르투갈 출신이라고 했다. 주제 무리뉴,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 등이 성공했다. 스페인에 널리 퍼진 전술 주기화론의 발상지도 포르투갈이다. 상대 분석을 중시하는 점도 포르투갈의 성향이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폭 넓게 포르투갈의 선진 코칭 기술을 한국 축구 발전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상대를 분석하고 그 약점을 파괴하는 훈련을 하더라. 그게 경기에 직접 영향이 가는 걸 영상으로 편집하고 갖고 있었고, 그걸 제출했다. 그 팀의 실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스와 중국에서 있었던 선수단, 구단과 충돌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파악한 부분이라고 했다. 역으로 선수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좋다는 보고도 있었다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부분도 우리들이 캐치하고 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알고 있다. 아마 한 선수를 비난했던 것 같고, 그에 대해 주장이 그에 대해 반감이 있던 것 같고, 여러 일이 있었는데 자기들도 아마 그런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생각하고 성장하지 않았나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워낙 카리스마가 있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알아본 루트로는 선수들과 관계가 좋다. 오히려 맨 매니저먼트 오히려 다른 후보 보다 좋다는 리포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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