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 후 손흥민에게 안긴 황의조 ⓒ연합뉴스
▲ 벤치에 있었지만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한 손흥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손흥민과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배움이 됩니다."

MBC 해설위원으로 인도네시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박건하 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은 바레인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E조 1차전에 뛰지 않은 손흥민(26, 토트넘홋스퍼)이 이미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코치로 참가해 손흥민을 지도했던 바 있는 박 위원은 "이제 손흥민이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며, 어엿한 베테랑으로 한국 축구를 이끄는 존재가 됐다며 기대했다. 박 위원은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손흥민과 함께 훈련하는 것 만으로도 23세 이하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기량 증진에 실제적 도움이 된다고 했다.

손흥민과 함께 하는 것은, 훈련 중에 그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보고 배우는 것 외에 심리적 효과도 크다. 전반전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한 또 다른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25, 감바오사카)도 득점 후 벤치에 있던 손흥민에게 다가가 포옹을 했다.

벤치에서도 손흥민은 주변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며 분위기를 풀고, 리더십을 발휘했다. 경기를 마치고는 그라운드로 올라가 선수들을 하나하나 독려하면서 힘을 줬다. 바레인전에는 경기에 나선 장윤호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했지만, 이번 축구 대표 팀 공식 주장은 손흥민이다. 바레인전에는 현지 적응과 팀 적응에 집중하면서 쉬었지만, 주장 역할까지 쉬지는 않았다.

▲ 손흥민을 중심으로 뭉치는 아시안게임 대표 팀 ⓒ연합뉴스
▲ 존재만으로도 배움이 되는 월드스타 손흥민 ⓒ연합뉴스


이미 성인 대표 팀에서 함께 한 바 있는 수비수 김민재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그냥 저희 선수들을 믿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흥민이 형이 그냥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면 잘 할 수 있다고, 멘털적으로 이야기했다."

벤치에서 손흥민은 여유롭게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전에만 다섯 골이 나오면서 경기가 순조롭게 풀렸다. 월드컵 때 손흥민은 주장이 아님에도 선수들과 미팅에서 정신 무장을 강조하며 강하게 부딪히자고 했다. 만만히 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서운 무대라고 겅계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접근법은 다르다. 

손흥민도 아시안게임은 처음이지만, 아시아 팀과 경기는 손흥민도 익숙하다. 벼랑 끝의 간절함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제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를 두려워 하는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 손흥민은 그래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믿는다 했다. 우리끼리 뭉치는 거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디펜딩 챔피언'에게 필요한 것은 내부결속과 자기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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