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반둥(인도네시아), 유현태 기자] 한국이 기분 좋은 승리로 많은 열매를 얻었다.

한국은 15일 밤 9시(한국 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바레인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리그 1차전에서 6-0으로 이겼다.

시원한 승리였다. 전반 16분 황의조의 골을 시작으로 무려 전반에만 5골을 넣었다. 황의조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고, 김진야와 나상호도 한 골씩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경기 종료 직전엔 황희찬이 프리킥으로 득점했다.

얻은 것이 많은 경기다. 일단 승점 3점을 쌓았다. 5골을 기록하고 1골도 빼앗기지 않으면서 골 득실에서도 크게 유리해졌다.

예고했던 공격적 스리백의 가치를 확인했다. 전방 압박은 역습에 대비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 주도권을 유지한 가장 중요한 전술이었다. 바레인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패스가 매끄럽지 않아 후방에서 효과적으로 공을 차단할 수 있었다. 사실상 완벽히 한국의 페이스였다. 윙백의 공격력과 측면에서 공격이 풀릴 때 중앙에서 움직이는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20명 명단 발표 이후 단 한 차례도 평가전을 치르지 못한 불안을 날렸다.

와일드카드를 뽑은 이유도 입증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했지만 황의조가 전반에만 해트틑릭을 기록하면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조현우는 후반전 위기 상황에서 모조리 선방을 펼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교체 카드를 활용해 여유 있게 선수도 실험했다. 한국은 후반 13분 만에 황의조와 황인범을 빼고 황희찬과 이승우를 투입했다. 새로 팀에 합류한 뒤 발을 맞춰보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여유가 있었다. 김건웅 역시 스리백의 한 축으로서 발을 맞췄다.

전술 실험도 했다. 후반전 다소 경기력이 떨어졌는데 새로운 전술을 빼든 결과였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후반전에 경기력에 달라졌다는 걸 볼 수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훈련의 일환이었다. 우리가 P2 지역서 실전 훈련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고 그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뜻이었다. 

'P2 지역'은 경기장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눴을 때 양팀 미드필더가 만나는 곳이다. 흔히 중원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인데, 후반전엔 일부러 공을 돌릴 수 있도록 여유를 줬다. 바레인이 공을 잡고 공격적으로 올라오면, 공을 빼앗은 뒤 빨리 뒤를 치기 위한 목적이었다. 전반전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바레인을 눌러놨던 것과 확 달랐던 후반전 운영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됐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조금 퍼져서 잘 안됐다"며 웃었다.

자신감도 충전했다. 원하는 대로 경기를 운영해 승리를 얻었다. 과감한 1대1 돌파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위축된 상태에선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대승으로 얻은 자신감은 이번 대회 내내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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