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 메이커 이승우(오른쪽 아래)가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종현 기자, 영상 송승민 PD] "(손)흥민이가 골 많이 넣어준다고 했어요. (이)승우가 알아서 다 한다고 했고요."(11일 인도네시아 출국 현장에서 조현우) 

시작 전부터 경직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너무 들 떠서도 안 된다. 적당한 자신감과 여유가 가장 좋다. '김학범호'의 11일 인도네시아 출국 현장이 '딱' 그랬다. 

'금메달'을 도전하는 2018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 팀이 11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오후 3시로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2시부터 공항은 팬들로 점령당했다. 

팬들은 출국 절차를 밟는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고 "사인 해주세요", "여기 좀 봐주세요"라며 선창하면 선수들은 "(사인을 하기 위해) 이름이 뭐예요?"라며 응답했다. 특히 이승우, 황희찬, 송범근, 정태욱이 큰 인기였다. 

이번 대표 팀에 '분위기 메이커'로 알려진 이승우는 구름 인파를 몰고다니더니, 대표 팀이 단체 사진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동료를 웃기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조현우는 '분위기 메이커' 이승우와 아직은 합류하지 않았지만 전화선 너머 손흥민의 말이 크게 힘이 된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이와 연락하면서 힘들겠지만 우리가 잘해서 금메달 따자고 이야기했다. 저에게 골을 많이 넣어준다고 했고, 이승우 선수도 자기가 다 잘 알아서 한다고 했다. 같이 모여서 원팀으로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 팀은 서로를 믿고, 긍정적이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 호랑이 선생님으로 알려진 김 감독과 훈련한 선수 다수는 그가 "따듯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뛰면서 후배들과 호흡에 대해서도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감독님이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리라고 해서 커피를 많이 사줬다"라며 거리낌 없는 선후배 사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축구에 어느 정도 규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장 안에서 창의성이 필요한 만큼 선후배가 평상시 친밀감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서로 마음의 벽이 없어야 경기를 좀 더 창의적으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시간으로 13일 손흥민이 인도네시아로 합류한다. 손흥민 역시 대표 팀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인사이드캠(대표 팀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영상물)의 '대지주'로 활약할 때 팬들과 호흡이 익숙하다. 이번 대표 팀에 합류한 선수들 모두 손흥민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손흥민이 합류하는 것으로 대표 팀의 객관적 전력 상승과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호랑이' 이미지가 크지만, 이번 대표 팀에 참가해 직접 훈련을 받은 이진현은 "김학범 감독님이 엄하실 줄 알았는데, 선수들에게 농담도 하시고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따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팀으로서 하나가 되고, 조직력을 우선시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간의 훈련동안 김 감독은 위험 지역 파울 할 때와 세밀한 공격을 만드는 데는 엄했지만, 이외의 시간은 유쾌한 분위기로 대표 팀을 이끌었다.  

김 감독도 선수단도 모두 긍정 기류에서 인도네시아로 출항했다. 금메달을 위해 김학범호가 택한 이 '유쾌한 힘'은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