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에 악몽을 안겼던 할릴호지치 감독
▲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외국인 감독 귀네슈는 후보 리스트에 없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이번에는 좋은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루트로 외국인 감독과 접촉하고 있다.”

축구 이적 시장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가 최근 외신 보도에 한국 후임 감독으로 언급된 이름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김판곤 위원장이 직접 만나지 않은 인물도 전화 통화를 통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해 10명 안팎으로 추린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면담을 가졌다. 현 시점은 유럽 축구의 휴식기로 다수의 감독들이 휴가를 떠난 상황. 세계 각지로 퍼진 후보 감독을 모두 만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다만 유럽 감독 다수가 모나코, 니스 등 프랑스에 위치한 주요 휴양지에 머무르고 있어 프랑스를 근거지로 잡고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지 못한 후보 감독의 경우 대한축구협회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연락하고 있다. 이 과정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 대표 팀 감독,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알제리, 일본 대표 팀 감독, 즐라트코 다리치 크로아티아 대표 팀 감독과 접촉이 이뤄졌다.

협회는 당초 할릴호지치 감독의 이름이 외신 보도로 나오자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외신의 후속 보도가 이어지자 “접촉을 했다, 안했다를 확인해줄 수 없다. 다른 언론사에 리스트에 없다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역량을 입증했으며, 일본에서 생활하며 한국축구를 잘 파악하고 있는 할릴호지치 감독은 후보 리스트에 있다. 후보 리스트 안에서도 한국 대표 팀 감독직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의 지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길고, 지도자로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라 고사했다. 곧바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지난해 한국 대표 팀 지휘봉을 원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겨울에 열리게 되면서 4년 6개월 가까지 한국 대표 팀과 함께 해야 한다. 아시안컵은 2019년 1월로 임박해 있다. 

유럽의 경우 2년 주기로 유로 대회와 월드컵이 열려 2+2 계약이 일반적이다. 아시아는 아시안컵과 월드컵의 사이 기간에 대형 이벤트가 없어 A급 감독 영입이 쉽지 않다. 관계자는 “유로2020대회가 끝나고 나면 유럽의 A급 감독을 영입할 수 있는 좋은 시점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 시점까지 중간 과정을 맡을 감독을 선임하기도 어려운 한국의 실정이다.

언론을 통해 언급된 루이스 판할 감독은 현실적으로 한국행이 어렵다. 판할 감독의 연봉은 500만 유로(약 66억원) 수준이다. 판할의 코칭스태프 팀만 별도로 500만 유로다. 연간 1,000만 유로를 지출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약 1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자금의 일부를 투자하더라도 여론의 기대를 충족하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의지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알아인을 지휘하며 전북현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대결을 펼치기도 한 다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후보 리스트에 있지만 월드컵 성과로 주가가 높아져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도 현재 무직으로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했으나 본인이 클럽 지도자를 선호해 무산됐다.

현 시점에선 할리호지치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 한국 대표 팀을 원하고, 한국 사정을 가장 잘아는 셰놀 귀네슈 감독은 축구계 인사들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관계자는 “아쉽게도 귀네슈 감독은 리스트에 없다. 현재 베식타슈를 이끌고 있어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외신을 통해 한국 대표 팀 후임 리스트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는 “이번에는 대한축구협회가 철저하게 정보를 단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외국인 감독 협상이 무산될 경우 신태용 감독 유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관계자는 “협회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신 감독은 사실상 한국 대표 팀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급 위기 상황을 유능한 감독 선임으로 돌파하고자 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의지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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