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저희도 군대 때문에 금메달 따면 좋지만, 제일 급한 손흥민 선수가 왔어요. (그러나) 누구를 위한 경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임해야 해요. (대회에) 갔을 땐 한국을 대표하는 거예요. 임무에 충실해야 해요."(FC 서울 센터백 황현수)

지난 18일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18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서울의 센터백 황현수는 '이번 대표 팀이 손흥민 군대 안 보내기를 위해 모인 것이 아니냐는 농담'에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역대 아시안게임 대표 중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합류 때문에 가장 주목받는 대표 팀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면, 손흥민은 2019년 여름에는 국내에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이 대표 팀을 격렬하게 응원하고, 대표 팀의 선수 선발부터 경기력 하나하나 눈여겨보고 있다. 

최전방 '묵직한' 무게감에 비해서 수비진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황현수는 "(김)민재(전북 현대)도 국내에서 인정받는 수비수입니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요. 수비는 합만 맞추면 잘 막을 수 있어요. 괜찮을 거 같습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황현수 ⓒ대한축구협회

▲ 손흥민(13번)에게도 황현수에게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중요하다 ⓒ한희재 기자

◆황현수의 아시안게임 발탁

황현수는 15일 빠르게 잠들었다. 16일 오전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가 있어서다. 그는 원래 오전에 낮잠잘 시간에 멀뚱히 깨어서 최신뉴스란을 연달아 눌렀단다. 그리고 발표가 났고 황.현.수 이름 석자가 있었다. 

"그 시간(명단 발표 시간, 16일 오전 10시)은 원래 낮잠 자는 시간이다. 인터넷 최신 뉴스를 계속 다시 누르고 있었다. 명단 발표되고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 축하 연락받고 기분 좋은 하루 보냈다."

그는 자신의 대표 팀 발탁 이유로 "아무래도 동남아 팀들을 보면 수비 뒤 공간 역습이 빠르다. 역습 방어 때문에 (김학범 감독님이) 저를 뽑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 김민재(3번)와 호흡이 가장 기대된다는 황현수 ⓒ한국프로축구연맹

◆황현수가 말하는 스리백 

김학범 감독은 명단을 공개하면서 3-5-2 포메이션과 선수 배치까지 공개했다. 100% 오픈한 셈이다. 김학범 감독 역시 "내가 가장 잘 하는 포메이션은 포백이다"고 말했지만 전략적인 이유로 스리백을 선택했다고 했다. 

스리백에 대한 황현수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저번(6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 소집했을 때, 3-5-2 포메이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해서 지금 뽑힌 선수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끼리 아직 연락을 하지 않았다(18일). 가끔 연락한다. 민재와 호흡을 기대한다. (조)유민과는 지난번 소집 때 맞춰봤다. 괜찮을 거 같다"면서도 "수비는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 같이 발을 맞추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면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현수는 서울에서 포백의 센터백으로 뛴다. 대표 팀에서 스리백과 서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 그는 "포백과 스리백은 다른 전술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대표 팀) 코치님들이 이야기 해주니깐 연구하고 숙지해야겠다"고 설명했다. 

▲ 서울의 중심 수비수가 된 황현수 ⓒ한국프로축구연맹

◆황현수가 말하는 성장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이번 명단에서 가장 유명한 수비수는 맞지만, K리그 팬들이라면 이미 김민재와 함께 한국 수비를 이끌 선수로 황현수를 뽑는다. 황현수는 스피드가 좋고, 대인마크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났다. 이을용 서울 감독 대행은 "1대 1 수비에 강하다. 헤딩 경쟁, 탄력이 좋다. 저희 팀에서 서전트 점프가 가장 좋다"며 황현수를 극찬했다. 자신도 "스피드는 제 가장 큰 장점이다. 1대 1에서 잘 마크하고 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황현수는 2017년 K리그에 데뷔해 주전 입지를 굳힌 선수다. 첫 데뷔 시즌 26경기를 뛰어 3골을 넣은 황현수는 리그 18라운드까지 13경기를 뛰었다. 이을용 서울 감독 대행 체제에서는 주전이다. 최근 출전한 전남과 K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도 1대 1 수비에서 빈틈이 없고, 빠른 예측과 정확한 판단으로 탄탄한 수비를 보였다. 

▲ 지난 1월 정신력을 무장하게 된 U-23 챔피언십 ⓒ대한축구협회

성장의 계기가 있었다. 황현수는 2018년 1월 U-23 챔피언십에 주전 수비수로 뛰었는데, 상대 팀 역습에 고전했다. 황현수는 "그때 잘했으면 안일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잘 못해서 정신적으로 무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챔피언십 부진의 계기로 2018년 K리그도 더 열심히 준비하고,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는 그. 

장시간 인터뷰를 마치고 유독 얼굴살이 빠져보였던 황현수는 씩 웃으며 "여름이고, 체지방 태우고 근육량 늘리려고 하고 있다. 몸무게 그대로인데, 얼굴만 (살이) 빠진 거 같다"며 아시안게임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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