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건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오랜만에 내 스윙이 나와서 기분 좋았다."

이제 조금 마음의 짐을 덜었다. 박건우(28, 두산 베어스)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타격 페이스가 올라왔다는 신호다. 박건우는 2016년과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잠잠하다가 어느 순간 안타를 몰아친 뒤 시즌 끝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부터 변화를 감지했다. 박건우는 "그때 밸런스가 괜찮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나선 5경기에서 20타수 11안타(타율 0.550)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자기 타격이 조금 나오기 시작하는 거 같다. 안타가 나오고 안 나오는 걸 떠나서 밸런스가 좋다. 아직은 왔다갔다 하지만, 본인도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박건우는 시즌 내내 3할 타율을 유지하고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스윙과 타구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깊었다. 2016년과 지난해 좋았을 때 영상을 아무리 돌려보며 지금과 비교해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2015년 영상까지 확인했는데, 뜻밖에 실마리를 찾았다.

▲ 두산 베어스 박건우 ⓒ 곽혜미 기자
박건우는 "최근에 계속 왼 다리를 들면서 타격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안 맞을 때는 타이밍을 맞춰야 하니까 투수보다는 모든 신경이 왼 다리에 쏠려 있었다. 그런데 2015년 영상을 봤더니 왼 다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타격을 하더라. 투수와 싸움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왼 다리를 신경 쓰지 않으니까 밸런스가 맞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밸런스를 찾은 뒤 가장 마음에 드는 타구는 안타도 홈런도 아니었다. 박건우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5회 2사 1루에서 기록한 중견수 뜬공을 꼽았다. 그는 "레일리가 좋은 투수인데, 그 공을 중견수 정면으로 쳤다는 게 기분 좋았다. (민)병헌이 형한테 잡히긴 했지만, 그동안 안 나왔던 타구였다. 아웃 되도 내 스윙을 해서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팀에 보탬이 되는 일만 남았다. 박건우는 "타격 페이스가 올라왔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지금까지 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제는 내가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들 힘들고 지칠 때 못했으니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남은 시즌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