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퍼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T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아직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18일 현재 2승4패, 평균 자책점 6.05를 기록 중이다.

패스트볼 구위가 아직 살아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니퍼트의 올 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3할8푼8리나 된다.

그러나 길이 완전히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눈에 들어오고 있다. 탈출구가 될 수 있는 구종은 바로 슬라이더다.

니퍼트는 슬라이더가 매우 중요한 투수다. 패스트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투구에도 능한 투수가 니퍼트다.

니퍼트는 좋은 결과를 낸 경기에서 많은 땅볼 유도를 해낸다. 좋았을 때 땅볼 유도 비율은 44.78%나 된다. 반면 좋지 않았을 때 땅볼 유도율은 38.82%로 떨어진다.

니퍼트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땅볼 유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다른 형태의 아웃 카운트는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땅볼이 유독 다른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니퍼트가 땅볼을 만들기 위해선 어떤 구종을 주로 활용해야 할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해답은 슬라이더에 달려 있다.

패스트볼은 니퍼트의 땅볼을 늘려주는 데 큰 힘이 된 구종은 아니었다. 좋았을 때가 안 좋았을 때보다 더 적은 땅볼을 유도해 냈다.

니퍼트의 패스트볼은 땅볼을 유도하는 구종이라기 보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구종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니퍼트의 패스트볼이 바깥쪽이나 몸 쪽 낮게 제구하는 능력까지는 보유하지 못했다는 것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신 니퍼트에겐 슬라이더가 있다. 슬라이더는 좋았을 때 땅볼 유도율이 57.14%나 됐다. 절반 이상 땅볼을 유도해 냈다는 걸 알 수 있다. 

안 좋은 투구를 했을 때는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니퍼트의 투구를 볼 때 슬라이더가 얼마나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니퍼트는 올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제로를 기록했다. 6이닝 1자책점을 기록한 지난달 22일 삼성전에서도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제로였고 7.1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지난달 29일 KIA전은 2할에 불과했다.

시즌 전체로 봤을 때도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1할5푼2리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슬라이더만은 아직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니퍼트는 이제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점을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말해 주고 있다. 탈출구는 슬라이더가 될 수 있다. 예리한 맛이 아직 살아 있는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많은 땅볼을 유도해 낼 수 있다면 KT가 원하는 투구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할 수 있다.

앞으로 니퍼트의 등판은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에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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