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제가 드디어 골을 넣었습니다!" 이재성의 뜨거운 포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이재성, 이재성, 이, 재, 성!" 전주성을 들끓게 한 이재성이 이제 눈을 월드컵으로 돌린다.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부리람유나이티드를 2-0으로 이겼다. 1,2차전 합계 4-3으로 1차전 패배를 딛고 8강에 올랐다.

이재성은 직접 불안한 리드를 해결하는 골을 넣었다. 전북 팬들은 "이재성! 이재성! 이! 재! 성!"을 외치며 환호했다. 이재성은 동료와 기쁨을 나눈 뒤 전북 팬들을 향해 무릎을 꿇고 손을 하늘로 가리키며 울컥한 감정을 표현했다.

힘든 4개월 반이었다. 몸으로 하는 축구가 업이라지만 거의 휴식이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에서 벌어질 동아시안컵을 준비하기 위해 울산에 모였다. 동아시안컵을 12월 16일 마치고 채 짧은 휴식을 한 뒤 일본 오키나와로 겨울 전지훈련을 떠났다. 전지훈련을 반쯤 진행하고 신태용호의 터키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월드컵 관계로 ACL이 예년보다 이른 2월 초에 시작했다. 3월엔 K리그가 개막했고 또 월드컵 때문에 빡빡하게 일정이 짜였다. 여기에 3월 A매치를 유럽으로 다녀왔다. 쉬어야 할 타이밍을 놓쳤다.

정신적 피로도 있었다. 가장 가까이서 이재성을 지켜보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재성이 약팀 상대로 그렇게 패스미스 많이 하는 것을 키치SC와 ACL 조별 리그 6차전전에서 처음 봤다"면서 "시즌을 마치면 완전히 쉬어야 한다. 쉴 땐 축구 생각을 아예 안해야 한다. 동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걱정했다.

우려는 이재성 스스로가 날렸다. 정말 펄펄 날았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관여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영리한 첫 터치와 몸동작으로 부리람 수비진의 압박을 피했다. 흐름을 살리는 원터치패스, 공간을 활용한 크로스나 장거리패스도 적절했고, 동료들을 활용하는 연계 플레이도 위협적이었다. 정확한 왼발, 성실한 수비 가담과 활동량까지 모두 돋보였다. 

그리고 끝내 골로 해결했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잡고 있던 후반 39분 이재성은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골문 구석으로 보내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골 결정력' 문제가 고민이라고 본인도 인정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직접 득점포를 가동했다.

▲ 2017년 K리그 MVP이자 동아시안컵 MVP인 이재성. 아시아 무대는 좁다. 이제 월드컵이다.

이제 월드컵만 바라보면 된다. 이재성은 "최고의 상태로, 120%를 해야 하는 대회다. 잘 쉬고 최고의 상태로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부리람전은 그래서 중요했다.

이재성은 부리람전 승리로 짧지만 '진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동시에 몸도 쉴 여유를 얻었다. 전북은 부리람전 승리로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았던 ACL 우승 도전을 이어 간다. 월드컵 휴식기 전에 FC서울과 K리그 경기가 남아있지만, 아직 2위 수원 삼성에 승점 7점 차로 앞서고 있어서 여유가 있다. 전북의 목표는 월드컵 휴식기 전 우승 경쟁을 하는 것이었으니 이미 목표는 이룬 상태다. 이미 대표 팀 명단이 발표된 상황이라 '내부 경쟁'도 더이상 없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경기력을 내기 위해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 이재성은 "이런 일정은 처음이다.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경기력도 나오질 않는다. 감독님, 선수들한테도 미안했다"며 "팀 목표를 이루고 월드컵을 준비해 마음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 이번 주말에 리그 경기 끝나고 대표 팀에 간다. 대표 팀에 가서도 팀에 미안할 것 같았다. 이번 경기 결과로 대표 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월드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성의 활약은 팬들의 목소리가 입증한다. 코너킥을 처리하면서 환호를 유도할 때마다 쏟아진 함성, 경기를 마치고 이재성이 출구를 나서자 "이재성!"을 외치는 목소리. 전주의 슈퍼스타, 그리고 K리그 최고의 선수는 이제 러시아를 바라본다. 수많은 팬들이 이재성의 이름을 연호했다.

▲ 전북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재성이 이제 러시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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