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삼진 1위에 올라 있는 키버스 샘슨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투수의 삼진 능력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9이닝당 탈삼진(K/9)이다. 구하는 방법은 전체 탈삼진 개수에서 이닝을 나눈 값에 정규 이닝을 뜻하는 숫자 9를 곱한다.

그런데 팬그래프닷컴을 비롯한 주요 미국 통계사이트는 최근 이 기록에 왜곡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같은 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은 두 투수를 비교했을 때 투수 A는 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줘 5타자를 상대한 반면 투수 B는 볼넷을 주지 않고 3타자로 이닝을 끝냈는데도 9이닝당 탈삼진은 둘 다 27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주목받는 지표가 타석당 탈삼진이다. 전체 탈삼진 개수에서 실제로 타자들을 상대한 횟수, 즉 ‘타석’을 나눈 값이다. 팬그래프닷컴은 처음에 이 기록을 K%로 표기했지만 2011년 K/PA로 바꿨다. K/PA는 분모가 고정값이기 때문에 K/9보다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물론 K/9가 클수록 K/PA도 크다.

2012년 한 미국 매체가 미국 야구 팬들을 상대로 문제 제기와 함께 K/PA를 대안으로 제시하자 K/9를 안 보겠다’는 대답이 60%에 달했다.

15일 현재 KBO 리그에서 K/PA가 가장 큰 선수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이다. 샘슨은 50⅔이닝 동안 타자를 220차례 상대하면서 삼진 69개를 잡아 K/PA가 무려 0.314에 이른다. 3타석마다 삼진 1개를 잡았다는 뜻이다. 40이닝을 넘은 투수들 가운데 메릴 켈리(0.292), 앙헬 산체스(0.257, 이상 SK), 김원중(0.273, 롯데)가 뒤를 잇지만 샘슨과 차이가 크다. 샘슨은 조시 린드블럼(61개, 두산)에 8개 앞선 탈삼진 1위에 올라 있다.

KBO 역사상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을 기준으로 K/PA가 0.300이 넘는 사례는 단 3차례. 선동렬이 8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던 1993년. 그는 126⅓ 이닝 동안 타자를 433차례 상대하면서 삼진 164개를 잡았다. K/PA가 무려 0.379다. 2위는 1996년 구대성(한화)이다. 521타석에서 삼진 183개를 뽑아 K/PA가 0.351이다. 3위 역시 선동렬. 그는 1989년 0.320을 기록했다.

▲ 한용덕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키버스 샘슨 ⓒ한희재 기자

지금까지 남긴 기록을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샘슨은 187이닝 동안 삼진 255개를 기록한다. 1993년 최동원이 보유한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인 233개를 훌쩍 넘는다. 또 KBO에서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210탈삼진) 이후 명맥이 끊겨 있다. 이때 류현진의 K/PA는 0.268이다.

게다가 샘슨은 아직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다. 제구를 잡기 위해 구속을 낮춰서 던지고 있다. 투수들이 체력 저하를 걱정하는 여름도 그에겐 다른 이야기다. 플로리다주 출신인 그는 “날이 더워지면 구속이 2~3km 정도 더 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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