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가 A대표팀에 발탁된 소감과 피지컬에 대한 생각, 세리에 A에서 배운 점에 대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이승우의 이름이 불리자 기자회견장은 술렁였다. A대표팀에 ‘깜짝 발탁’되며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둔 이승우가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는 14일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대표팀 소집 명단 28명에 포함됐다. 세리에A에서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우의 A대표팀 발탁은 처음이다. 

신태용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 때 이승우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일찌감치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베로나로 이적해 일단 팀에 적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많이 성장했고, 첫 골을 넣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승우는 상대 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장점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태용호에 극적으로 승선한 이승우는 A대표팀 발탁 소감과 피지컬에 대한 생각,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배운 점 등을 밝혔다. 

◆국가대표: “평생의 꿈…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

월드컵 28인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승우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대표팀에 뽑힌 사실을 알았을 때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대표팀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곳이다. 너무 행복하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인 만큼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발전하겠다.”

이승우는 월드컵을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 세리에A ‘데뷔 골’은 이승우의 집념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안정환 이후 16년 3개월 만에 이탈리아 리그에서 득점에 성공한 이승우는 “하루라도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동안 성급한 플레이가 많았다. 월드컵에도 가고 싶었기 때문에 결과가 필요했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강호(AC밀란)를 상대로 골을 넣어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5월 6일 데뷔 골을 넣었지만 A대표팀 명단 발표까지 시간은 촉박했다. 5월 13일 우디네세전에서 이승우는 리그 첫 선발 기회를 맞았다. 명단 발표 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승우는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고 베로나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가 많이 성장했다”며 최종 28인 명단에 포함했다. 이제 이승우가 신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차례다. 
▲ 2017 FIFA 20세 이하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환상적인 골을 넣은 뒤 신태용 감독과 포옹하는 이승우. 월드컵에서 이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피지컬: “정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승우가 세리에A에 적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 몸싸움에서 밀린 이승우는 순간적인 돌파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살리지 못했다. 강등권을 맴도는 베로나가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치는 점도 이승우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부상까지 당했다. 이승우는 실전에서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매일 나무에 300번씩 몸을 부딪쳤다. 3월 중순 베로나 감독이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언질을 주자 평소보다 훈련량을 늘려 나무에 500번 부딪쳤다. 하지만 무리한 훈련은 독이 됐다. 어깨 탈골이 발생했고 회복까지 1달가량 걸리며 8경기 연속 결장했다. 

피지컬 훈련을 꾸준히 하며 컨디션을 회복한 이승우는 4월 15일 볼로냐와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이전과 확연히 다른 탄탄한 신체 조건을 보이며 맹활약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돌파와 슛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승우에게  베로나 지역 매체 엘라스 1903으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을 줬다. 

시즌 종료를 앞둔 현시점에서도 이승우의 피지컬 훈련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운동 전후에 항상 꾸준히 피지컬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 이승우는 세리에A에 적응하기 위해 독하게 피지컬 훈련을 실시했다.

◆세리에A: “이탈리아에서 전술과 수비를 배웠다.”

이승우는 프로 데뷔 시즌을 돌아보며 “어느 리그에서 뛰든지 배울 점은 상당히 많다. 이탈리아 리그에서는 전술과 수비를 가장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거친 세리에A의 하위권 팀에서 이승우가 적응하기 위해선 ‘수비 능력’을 갖춰야 했다. 경기 초반 실점하지 않고 버티며 역습을 노리는 베로나의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이승우는 변화가 필요했다. 

이승우의 관계자는 “이승우는 이탈리아에서 축구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 수비 가담부터 몸싸움까지 그동안 해온 축구와 전혀 다르다. 팀 훈련량도 엄청나다. 체력 훈련 강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성장한 이승우는 평생을 꿈꾼 붉은 유니폼을 거머쥐었다. 이승우는 19일 유벤투스와 세리에A 최종전을 치른 뒤 귀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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