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아리에 두툼한 얼음주머니를 하고 다리를 절면서 나온 이근호는 쥐가 났다면서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신인' 이근호가 전북전 승리에 중요한 임무를 했다.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는 12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3라운드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포항의 3-0 완승. 체력적으로 지친 전북을 전반전 강하게 몰아붙인 포항이 승리를 안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경기 뒤 "이른 실점으로 밸런스가 깨졌다"고 밝혔다. 바로 이 선제골을 만든 선수가 있으니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공격수 이근호다. 강원FC의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와 이름이 같아 시즌 시작부터 화제가 됐지만, 이젠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근호는 전반 1분 만에 후방에서 단번에 넘겨준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돌파했다. 슛을 때리는 척 공을 접어 전북의 수비수를 제친 뒤 뒤에서 들어오던 김승대에게 패스를 연결해 도움을 올렸다. 시즌 3번째 공격 포인트다.

경기 뒤 이근호는 "전북이 자꾸 로테이션한다고 해서 자극이 된 것 같다. 선수들끼리도 잘 뭉쳐서 경기해 좋은 찬스가 났던 것 같다. 초반에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뛸 기회가 늘고 있다. 동료들하고 호흡도 맞아가면서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자신의 경기력을 평가했다.

아직 만족할 순 없다. 이근호는 185cm에 85kg이 나가는 당당한 체구를 갖췄지만 빠른 발도 갖췄다. 전북을 괴롭힌 지점도 단순한 플레이가 아니라 저돌적인 침투와 돌파였다. 이근호는 "그런 면도 많이 보여주려고 했다. 후반전에 잘 안 풀려서 아쉽다.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전반 16분에도 정원진이 단번에 넘겨준 패스를 잡아 송범근까지 제쳤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전엔 노련한 수비수 홍정호에게 번번이 돌파가 막혔다. 결국 후반전 막판 쥐가 나서 피치를 떠났다.

발전하고 있다. 포항의 사령탑은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꼽혔던 최순호 감독. 최 감독 역시 이근호를 "가진 게 많은 선수"라면서 칭찬했다. 이근호는 "제가 잘하는 스타일이랑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중간으로 맞춰가는 단계다.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공간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감독님은 중앙에 지키는 걸 좋아하신다. 골 넣을 때 집중하는 걸 좋아하신다"면서 앞으로 기량 발전에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남은 시즌 각오를 묻자 "공격 포인트를 많이 하는 게 목표다. 처음엔 10골을 목표로 잡았는데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공격 포인트 10개로 바꿔야겠다. 일단 달성하고 나면 바꿔보겠다"며 웃었다. 또한 아시안게임 출전도 하나의 목표. 이근호는 "기회가 온다면 잘 준비해 합류하는 게 목표다. 욕심내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하려고 한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이제 '포항의 이근호'도 서서히 K리그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축구 선수 이근호라고 하면 두 명의 선수를 떠올리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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