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엘라스 베로나는 '고구마'였다. 시즌 내내 그랬고 마지막 안방 경기라고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이따금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 없기도 했던 베로나였다는 걸 감안하면 이번엔 다소 달랐다. 첫 선발 출장한 이승우(20)가 확실히 길지 않은 볼 터치에도 번뜩이는 활약을 펼쳤다.

베로나는 13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 2017-18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7라운드에서 우디네세에 0-1 로 졌다. 이미 지난 라운드에서 강등이 확정된 베로나는 마지막 안방 경기에서도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6연패에 빠지면서 승점 25점에 머물렀다. 반면 우디네세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해 37점으로 잔류 희망을 쐈다.

느린 공격 전개, 집중력·결정력 부족으로 결국 강등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베로나는 남은 경기서 기회를 주지 못한 이들을 기용하게 됐다. 그 수혜자는 이승우였다. 최근 5경기 연속 교체로 출장 기회를 받아왔던 이승우는 지난 라운드에서 결국 데뷔 골을 신고했고 자연스럽게 선발을 꿰찼다.

이승우 위치는 4-3-3 전형의 왼쪽 측면이었다. 전력이 우디네세가 보다 앞서는 데다 우디네세가 잔류라는 눈 앞 목표가 있기 때문에, 흐름은 상대에게 내준 베로나였다. 전방 압박도 약했고 투지도 엿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달랐다. 볼 터치가 많지는 않았지만 첫 선발 경기,그 의욕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볼을 잡을 때 마다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반 3번 슈팅은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승우는 전반 8분 동료가 싸워주는 도중 분주히 쇄도하며 베로나 첫 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30분과 35분 연이은 슈팅은 감각적이었다. 30분 동료와 연계 플레이 이후 가슴 트래핑으로 하프 발리슛을 때렸다. 골문 구석을 향한 슈팅은 첫 슈팅보다 훨씬 임팩트가 좋았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이승우는 땅을 쳤다.

이승우는 35분 곧바로 기회를 노렸다. 이번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AC밀란전 발리슛을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또다시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골문 위로 향했지만 그 시도 자체가 번뜩였다.

이승우는 후반 초반 드리블로 측면을 파고 드는 등 후반에도 열심히였다. 체력 저하로 발이 굼뜬 베로나 선수들과는 달랐다. 페치아 감독도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첫 선발로 나선 이승우였지만 교체 아웃되지 않고 풀타임을 뛰었다. 현지 카메라도 답답한 흐름에 '사이다'를 찾는 연신 이승우를 비췄고, 그렇게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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