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페즈(가운데)가 분투했지만 넘지 못한 포항 수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전북은 만만치 않은 상대 포항 외에 또 다른 적들이 있었다. 주전들의 부상과 체력 저하, 그리고 연이은 경기에 따른 컨디션 저하까지 겹치면서 무너졌다.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는 12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3라운드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포항의 3-0 완승이었다.

전북은 또 하나의 적과 싸워야 했다. 체력 저하와 부상이었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 A 대표 선수들이 유난히 많은 전북은 유난히 험난한 일정을 넘어야 했다. K리그가 월드컵 휴식기를 고려해 3,4일 간격으로 촘촘한 일정을 짰고,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까지 병행했다. 가깝다지만 중국과 일본 원정은 부담일 수밖에 없고 최근엔 태국 원정까지 다녀왔다. 김민재, 김진수의 장기 부상은 물론이고 잔부상을 달고 사는 선수들이 적잖다. 김신욱과 이재성은 컨디션 저하가 확연하다.

포항전을 맞는 전북의 선택은 로테이션과 변칙이었다. 경기 전 발표된 포진도에 따르면 전북은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 홍정호, 조성환, 수비수 이재성이 동시에 출격했기 때문.

뚜껑을 열어보니 전북은 평소와 비슷한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다만 변화는 선수마다 위치가 상이했다. 최전방에 이동국을 두고 로페즈, 임선영, 장윤호, 티아고가 공격을 지원했다. 홍정호가 중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점이 특이점. 포백은 명준재, 이재성, 조성환, 최철순이 나섰다. 부상, 체력 문제, 컨디션 저하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른 선제 실점은 경기를 더욱 어렵게 했다. 킥오프 직후에서 불안한 수비진에서 실책이 나왔다. 긴 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수비 뒤 공간을 허용한 것. 놓치지 않고 침투한 이근호가 조성환까지 제친 뒤 김승대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김승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포항은 전북의 강한 공세를 받아내면서 역습을 노렸다.

악재는 또 있었다. 전반 20분 만에 조성환이 손준호와 교체됐다. 교체 뒤 최강희 감독은 조성환의 다리를 가리키며 상태를 확인했다. 완전하지 않았던 몸상태가 결국 문제가 됐다. 홍정호가 수비로 내려가고 벤치에서 손준호가 예상보다 빠르게 투입됐다.

"빠른 축구를 하겠다"던 포항의 공격은 간결하고 빨랐다. 마지막 전진 패스가 나갈 땐 터치를 최대한 줄여 수비진의 대처를 어렵게 했다. 전반 21분 이광혁의 득점, 전반 41분 송승민의 득점 모두 포항이 전진한 전북의 공간을 활용해 만들었다.

후반전 전북은 물러서지 않았다. '닥치고 공격'의 위엄은 그대로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장윤호가 빠지고 김신욱이 투입됐고, 후반 16분엔 티아고 대신 아드리아노가 피치를 밟았다. 역습에 고전하면서도 3골 뒤지는 상태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역부족. 포항의 수비가 단단했고 전북의 세밀한 마무리가 먹혀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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