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를 축하하는 더 브라위너(오른쪽)와 다비드 실바.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시티처럼 강한 팀은 공수 모두가 강해야 한다. 특정 포지션을 '우승 요인'으로 꼽긴 어렵지만, 지금의 맨시티라면 완벽한 중원을 칭찬해야 하지 않을까.

맨체스터시티가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8승 3무 2패로 승점 87점. 33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2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승점 71점)에 승점 16점을 앞서면서 남은 라운드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공격, 수비 모두 해서 가장 재미있기도 하지만, 가장 힘든 포지션이기도 하다." 아산 무궁화의 미드필더이자 한국 A 대표 팀 미드필더 이명주가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공격적으론 공격수들을 지원하고 때론 공격에 가담하는 임무를, 수비적으론 수비수들이 위험에 곧장 노출되지 않도록 1차 저지선이 돼야 한다. 팀에서 가장 헌신적으로 뛰어야하고 또 영리하게 움직여야 하는 포지션이다.

다비드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 페르난지뉴, 일카이 귄도안 등이 돌아가면서 지킨 허리가 바로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었다.

일반적으로 미드필더는 공격적으로 '조력자' 이미지가 강하다. 맨시티의 도움 순위는 케빈 더 브라위너가(15개), 르로이 사네(12개), 다비드 실바(11개), 라힘 스털링(8개) 순이다. 더 브라위너와 실바가 무려 26골을 만들었으니 중원의 공격 지원은 충분히 훌륭했다.

그리고 수치를 뛰어넘는 임무가 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도권을 잘 잡는 팀이다. 32라운드까지 무려 평균 7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방 압박을 펼치기로 유명한 토트넘전에서도 52%를 기록하면서 우위를 점했다. 후방부터 빌드업을 시작해 공격까지 공이 부드럽게 연결되는 것이 맨시티의 강점. 그 가운데는 중원 미드필더들의 몫이 크다. 돌거나, 리턴패스를 하거나, 방향 전환을 하는 것이 모두 미드필더들의 임무. 전체적으로 공격 방향을 잡는다. 포인트를 다른 선수들이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운영의 가닥을 잡고 또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 전까지 공을 뿌리는 것은 바로 중원의 힘이다.

▲ 또 한 명의 핵심, 페르난지뉴(왼쪽).

수비적인 공헌도 크다. 맨시티는 공격 축구를 표방하면서 수비 라인을 높인다.  맨시티는 공격적인 팀 컬러에 맞게 수비 전술 운영도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운영했다. 최전방 세르히오 아구에로 또는 가브리엘 제주스부터 공을 빼앗기자마자 즉시 압박을 펼친다. 이 뒤를 항상 따라붙어야 하는 것이 바로 미드필더의 몫이다. 최전방 공격수가 압박을 시도할 때 미드필더들이 돕지 않으면, 공격수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맨시티가 강력한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수들을 도와준 중원의 수비가 있었다.

하지만 수비 부담은 미드필더에게 클 수밖에 없다. 역습을 당할 경우 미드필더들은 빠르게 뒤로 물러나 수비를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1차 저지선이 없는 수비진은 크로스나 스루패스 한 번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계속 간격을 유지하려면 많은 양을 뛰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의 공이 매우 컸다. 맨시티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페르난지뉴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선수를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원의 전술적 가치를 보여주는 측면이다.

맨시티는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했다. 축구는 팀 스포츠. 당연히 둘 모두 도와야 하는 미드필더들의 공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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