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기일 성남 감독 vs 정갑석 부천 감독(오른쪽)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성남, 한준 기자] 2018시즌부터 K리그는 철저히 유료관중만 집계, 발표하기로 했고, 그로 인해 티켓파워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4월 두 번째 주말. K리그를 대표해온 인기 팀 수원삼성이 14일 상주상무를 상대로 거둔 홈 첫 승을 지켜본 관중은 3,004명에 불과했다. ‘1강’을 불리며 새로운 축구수도 타이틀을 가져간 전북현대도 전남드래곤즈와 ‘호남더비’에 6,305명의 관중 밖에 동원하지 못했다. 최근 신바람 연승으로 부진을 탈출한 울산현대가 FC서울을 꺾은 경기는 2,000명도 채우지 못했다. 

관중이 줄고, 시청자가 줄어 관심이 떨어지면 언론의 주목도 떨어진다. 축구와 야구 종목에 기자가 넘치는 것은 팬의 숫자와 비례한다. 한국의 스포츠 기자들은 축구 혹은 야구를 주 종목으로 두고 다른 종목을 겸하는 형태로 일한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축구는 전문 매체도 적지 않다. 

K리그의 관중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자들의 숫자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다만, 경기장으로 향하는 기자들은 줄어들고 있다. 기자들의 열정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 현장대신 컴퓨터 앞에서 해외축구만 보고, 외신 검색만 하고 싶어 기자가 된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4월 15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천FC1995의 KEB하나은행 K리그2 7라운드 경기는 올 시즌 들어 기자가 처음 찾은 2부리그 현장이었다. 무패를 달리는 성남과 초반 5연승으로 주목 받은 부천의 대결. 부천은 직전에 치른 아산무궁화와 경기에서 첫 패배를 당했지만, 남기일 감독과 정갑석 감독이 벌일 지략 대결에 대한 호기심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 부천FC1995 정갑석 감독은 닐손 주니어의 스리백 배치를 깜짝 카드로 준비했다. ⓒ한준 기자


◆ 성남 남기일-부천 정갑석의 말로 읽은 K리그2 7라운드 맞대결

두 감독은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준비하는 K리그의 대표적인 ‘전술가’다. 경기 전후 기자회견에서 꺼낸 말 하나하나가 실제 경기를 ‘읽는 데’ 좋은 지도가 된다. 

축구는 분위기 싸움이고, 선수 싸움이고, 전술 싸움이다.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뤄야 승리로 이어진다. 

5연승 뒤 첫 패를 당한 정갑석 부천 감독은 무패를 달리는 성남을 만났지만 조급한 기색이 없었다. 이날 경기 취재에 나선 기자는 K리그2의 상황을 생각하면 많은 4명. “많이 오셨다”며 웃은 정 감독은 연승이 끝난 것에 대해 “크게 다르게 생각하지 않고. 리그 중에 패배는 반드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5연승 할 때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로 훈련했다고 했다. 하지만 연승하던 팀이 졌는데 감독이 당연한 일이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경기 한 시간 전 공개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지 라인업에 11명의 선수들을 4-4-2 포메이션에 맞춰 그린 정 감독은 “기자분들은 알 권리거 있으니까”라며 “우리는 백스리를 쓸 거다. 우리는 스쿼드가 약하기 때문에 선수 변화 보다 전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선수들 분위기는 괜찮지만 포메이션 변화로 1패를 극복하고자 선택을 했다”고 했다. 

경기 전후 인터뷰는 늘 원정 팀 감독이 먼저 하는데, 정 감독은 “저쪽에는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어차피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에는 서로의 포진을 알게 되지만 미리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싶지 않았던 정 감독이다.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하던 부천은 수비형 미드필더 닐손 주니어를 두 센터백 자리로 내린 스리백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닐손은 센터백 앞 지역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능력이 좋고, 볼 배급이나 슈팅 능력도 준수하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타입으로 지난 시즌에도 센터백 자리를 오가며 부천의 전술 유연성에 기여하던 선수다.

정 감독은 성남을 상대로 스리백을 준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성남의 투톱은 박건 선수가 돌아오면 백포로 나둬 크게 문제가 안되는데. 박건 선수가 빠지고 서브 선숙들이 들어가서 역할을 잘해줬지만 이랜드전, 아산전을 하면서 나타나더라. 그렇기 때문에 수비에 손을 봤다. 닐손 주니어 선수를 제가 작년 위기 상황에 활용해서 극복했다. 닐손도 센터백 내려가겠다, 괜찮다고 했다. 선수들과 감독 생각에 대해 소통해봤는데, 여기 선수들과 전부 미팅했을 때 선수들이 이번 경기는 백스리로 나가서 안정적으로 하자고 공감했다.” 

“대신 김준엽, 안태현 선수는 공격적으로 더 깊게 올라가는 거다. 백포 보다 라인 자체가 깊게 올라가서 이학민, 이지민 선수에 대처할 것이다. 성남도 백스리로 나온다. 같은 포메이션으로 나오면 선수 기량이 앞서면 이기지 않나. 우리가 베스트 일레븐을 구축해서는 결코 다른 팀과 뒤지지 않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 경기는 우리 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일대일 능력이 괜찮으니까 충분히 해결하지 않겠나.” 

▲ 성남 vs 부천 포진도 ⓒ김종래 디자이너


◆ 성남-부천의 스리백 대결, 라인 높이고 정면 승부 ‘계획’

정 감독은 스리백 혼용을 전반기 후 휴식기간에 더 다듬어 후반기에 가동할 요량이었는데, 박건의 부상으로 생각보다 일찍 쓰게 됐다고 했다. 겨울 동계 훈련 기간에 훈련하긴 했지만 아직 100%는 아닌 상황. 그래도 첫 패를 당했고, 스리백을 쓰는 성남과 만나는 경기가 타이밍상 좋다고 여겼다.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정 감독은 포프와 공민현의 투톱이 앞에서 강하게 압박하면서 라인이 높은 수비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했다. 오르슐리치와 지난 시즌 경기했을 때 부천의 공격이 잘 됐고, 이지민을 포함해 성남 수비진이 최근 회복한 선수들이 있어 경기 감각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진단해 수비 그물을 앞에 치겠다고 했다. 더불어 성남의 주전 골키퍼 김동준이 부상으로 빠져 똑같이 스리백을 쓰면서 라인을 높이는 성남의 배후 공간이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정 경기이고, 리그 첫 패배를 당한 상황이지만 전진하는 경기를 준비한 이유다.

부천의 이날 경기 계획은 남기일 감독의 성남과 흡사했다. 남 감독 역시 전방에서 달려드는 축구를 해왔다. 다른 점은, 남 감독은 본래 포백 라인을 기반으로 주 포메이션을 삼았는데, 개막 후 스리백으로 경기하면서 무패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 김동준의 부상, 불운을 통제해야 하는 감독

남 감독 역시 부상자 발생으로 인해 스리백을 쓰고 있다고, 경기를 마친 뒤 말했다. 3승 4무로 1,2부 통틀어 유일하게 무패를 유지하고 있는 성남이지만, 남 감독은 본인이 주장한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본인의 기준치만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실 외적으로도 그렇고, 굉장히 힘든 부분이 많았다. 부상선수도 많았고.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축구는 포백으로 서서 하는 것이다. 동계 내내 준비했고, 하려고 했는데 부상자가 많이 나왔다. 우리가 가진 센터백이 많다 보니 스리백을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남기일 감독은 기자와 만났을 때 맨체스터시티의 에데르송을 이야기하면서 빌드업 과정에서 골키퍼의 능력이 야기하는 공격 속도의 차이를 이야기한 바 있다. 에데르송이 시원하고 안정적으로 찔러주고 배급하는 볼 줄기가 맨시티를 더 강하게 만든다. 남 감독은 김동준이 있기에 성남에 와서는 골키퍼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다고 했다. 김동준은 성남이 적극적으로 라인을 올려도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고, 빌드업 능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부천전을 앞두고 시즌 아웃이 예상되는 무릎 부상을 입은 김동준의 이탈은 성남 입장에서 큰 타격이었다. 김동준이 올 시즌 전체를 날릴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 남 감독은 인정했다. “올 시즌은 어려울 것 같다. 수술날짜가 5월 1일인가 잡혔다.” 김동준은 서울이랜드와 경기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다 다쳤다. 남 감독은 “오버한 것은 아니”라며 김동준의 컨디션과 당시 악천후가 만나 벌어진 불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저번주에 딸을 낳았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잠을 잘 못잤을 거다. 와이프도 진행을 좀 오래한 것 같다. 경기날 유독 춥고 비도 오고. 그런 게 겹쳤다. 오버한 게 아니라 그날따라 (김동준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골을 내준 것도 상대가 잘 때린게 아닌데 손을 맞고 들어가고. 자기 플레이가 안되니까 나온거다. 보여주려고. 아예 김근배 선수로 바꿀 걸 그랬는데 후회가 된다. 안 뛸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한 경기를 쉬게 해줬다면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어다.”

여러 불운이 겹친 상황이지만, 남 감독은 자신이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 같다는 자책과 미안한 마음을 말했다. 하지만 김동준 대신 투입한 김근배에 대해선 믿음을 보냈다.

“김근배가 들어왔다고 라인이 달라지지 않는다. 똑같이 한다. 김근배도 올해 2경기를 뛰었다. 서울 이랜드전에 나왔고, 수원FC전이나 FA컵처럼 여유가 될 때 골키퍼 교체도 했다. 실점을 안했다. 동계도 열심히 했다.”

남 감독은 김근배 외에도 갓 제대한 윤영선, 100% 컨디션을 찾아가는 이지민, 오르슐리치 등을 수비 라인에 내세우고도 라인을 높이겠다고 했다. “그런거 무서우면 못하고”라며 웃었다. “전북이랑 서울이랑 하는 거 아니잖아요.” 1부리그에서 2부리그로 내려온 뒤 리그 내에서 뒤쳐지지 않는 선수단으로 경기하는 남 감독은 한층 더 자신이 생겼다. 

▲ 화끈한 중거리슛으로 득점한 성남 주장 서보민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는 내가 보니 대부분 비슷하고 확 차이가 안난다. 고만고만하니까 전술적으로 하기가 괜찮다. 개인 역량에 큰 차이가 없다.”

K리그2는 감독들이 성장하기 좋은 무대다. 아무리 좋은 전술, 전략을 준비해도 선수가 수행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애초 일대일에서 기량차이가 크게 나면 감독이 택할 수 있는 전술이 제한적이다. 남 감독은 선수도 만들고 팀도 만들어서 1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으로 성남에 부임했다. 부천과 경기에는 상대 선수들의 구체적인 신장도 작전판에 표기했는데, 부천의 세트피스 공격 강점을 막고, 성남도 세트피스로 득점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성남은 벤치에 외국인 선수 에델과 무랄랴, 등번호 10번의 주인공 문상윤을 벤치에 두고 경기했다. 남 감독은 전반전에 아끼고 후반전에 몰아치는 타입이 아닌데 어떻게 된 건지 묻자 “지금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이 전반전에 나간다. 난 그런 원칙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에델이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점도 감안했다. 문상윤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세 명의 선수는 후반전에 차례로 교체 투입됐는데, 한 두 차례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볼 터치가 평소보다 불안했고, 패스 미스도 잦았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 전반 초반, 후반 초반에 닥친 부천의 불운…생각대로 되지 않는 축구의 ‘묘미’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경기가 감독들의 계획과 예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특히 정 감독 입장에선 전반전 시작 3분 만에 닐손 주니어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건 시나리오에 두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후반 시작 2분 만에 포프는 불필요한 손동작으로 성남 수비수 이지민을 가격해 퇴장 당했다. 여러모로 감독의 플랜A가 통하기 어려웠다.

반대로 성남은 경기 시작과 함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1분에 서보민이 벼락 같은 중거리슈팅으로 한 골을 더 보탰다. 부천은 두 번째 실점을 한 뒤 닐손 주니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이후 닐손이 적극적인 슈팅으로 10명으로 뛰면서도 성남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28분 기어코 만회골을 넣어 마지막까지 경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K리그1 경기와 비교하면 선수들의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양 팀이 합쳐 총 19개의 슈팅을 만든 경기 내용은 매력적이었다. 수비 라인부터 계획을 갖고 빌드업했고, 공격 지역에서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려고 한 부분은, 팀이 감독의 지도에 따라 약속된 플레이로 구조적 승리를 추구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아쉬운 것은 마무리 패스 타이밍과 슈팅 타이밍을 놓치고, 정확성이 떨어졌던 것. 남 감독은 골잡이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난 항상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한다”고 했다. “가끔 정조국이 생각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없는 선수를 그리워 하며 한탄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없다.

“내가 할 일은 찬스를 계속 만드는 것이다. 찬스 2~3개로 안되더라, 4~5개를 만들어야 1개를 넣을 수 있다. 선수들과 같이 고민할 거지만, 내가 먼저 전술적으로 찬스 많이 만드는 게, 지금 상황에선 먼저인 것 같다.”

▲ 공기는 안 좋았지만 축구는 볼만했던 탄천


◆ 시즌 초반, 과정에 충실해야 시즌 종반에 열매를 얻는다

부천은 후반전 시간 대부분을 10명으로 뛰었지만 정 감독 경기 전 예상한대로 성남 수비진이 경기 감각의 문제와 체력 문제를 드러내 차이 없는 경기를 했다. 한 발 더 뛰고, 팀의 협업이 이뤄지면서 11명으로 뛸 때와 차이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정 감독은 결과가 아쉽지만 과정은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전반전 시작하자마자 안 좋은 상황이 연출됐다. 팀이 약간 흔들림도 있었지만, 선수들의 플레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후반에 포프 선수가 경고 2회로 퇴장 당하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적 열세 속에도 비록 실점은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많이 수고한 것 같다.”

“결과는 뭐, 아쉬움이 남는다. 리그 초반이기 때문에 결과를 놓고 판단하기 보다 과정을 중시 여긴다. 5연승했을 때 한편으로 마음속으로 약간 찜찜함이 있었다. 수원전도 그렇고 서울이랜드전을 빼놓고는 광주전도 경기력이 좋은 게 안 나와서 우려한 게 있었다. 오늘 같은 경기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가 좋은 상황으로 나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패배는 아쉽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한다.”

정 감독은 포백으로 바꾼 뒤 살아난 공격이나, 이른 시간 실수로 내준 페널티킥, 포프의 퇴장이라는 돌발 변수 모두에 대해 감독으로서 준비에 방점을 찍고 말했다. 불운을 패배의 핑계로 삼지 않았다.

“결과물을 갖고 얘기하면, 감독으로서 선택에 대한 건 저는 후회하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 경기 흐름의 변화에 따라 전술적으로 변화를 준 거다. 그건 괜찮다고 생각한다. 닐손 주니어는 백스리의 한 자리와 미드필더까지 두 포지션으로 전술적 운영할 때 재능이 있다. 전반전에 실점하고 포메이션 바꾸지 않고 지속해서 운영했고, 후반 15분을 남기고 올라가라고 코칭했다. 그 전까지 우리가 백스리로 공격 성향을 보이며 만들어내는 과정이 매우 좋았다. 이 선택이 우리 팀의 승패에 영향 미치지는 않았다. 영향은 외적인 면에 있다고 생각한다.“

▲ 접전을 벌인 성남과 부천 ⓒ한국프로축구연맹


“초반 집중력은 한 선수의 실수 따른 연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계속해서 선수들하고 이야기했고, 작년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 한 선수가 실수를 하면, 다른 한 선수가 볼을 끊어주면 좋은데, 그게 (실수로) 연계가 되고, 그로 인해 안 좋은 장면이 나온다.”

“포프 선수는 심리적으로 저번 경기와 연관이 되지 않나 싶다. 나름대로 포프 선수에게 멕시칸 치킨도 사주고 컨트롤하고 멘탈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도 이런 불필요한 동작이 나왔다. 어쨌든 포프 선수도 오늘 경기로 많은걸 느꼈을 것이다.”

반대로 남 감독은 무패 행진을 유지하고 있지만, 운이 따른 결과라며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여러모로 운이 따라준 경기였다”는 남 감독은 서보민의 중거리 슈팅 득점에 대해 “오랜만에 본게 아니라 처음 봤다”며 웃기도 했다. 하지만 그 슈팅도 연습의 결과다. “슈팅을 아끼지 말고 많이 하라고 주문했다. 팬분들이 지난 시즌에 너무 슈팅을 아꼈다고 말을 많이 하시더라. 올시즌에 슈팅 연습을 계속하는데, 이런 슈팅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5연승 뒤 2연패를 당한 정 감독은 비기는 것 보다는 차라리 지는 게 낫다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무장하기 좋다며 이날 패배를 받아들였다.

“작년에도 3연패 했는데 4연승했어요. 무보다 패가 차라리 집중하는게 낫지 않냐. 저도 이제 보잖아요. 울산. 4연패했지만 3연승 갔잖아요. 무가 있으면… 이번에 서울 경기도 가서 봤는데, 무는 좀… 땅을 찍어야 올라오죠. 못 찍으면 못 올라와요.”

무패 행진을 달리는 남 감독도 안지고 비기기 보다 확실히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승리를 많이 해야죠. 그래야 돈도 벌고. (웃음) 비기고 싶지도 않고. 무만 캘 수는 없죠.”

과정을 준비하는 감독들은 불운도, 행운도 다음 경기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 1년 농사를 짓는 것이다. 수확하려면 지금 더 치밀하고 넓게 봐야 한다.

같은 생각을 가진 두 감독이 만나서 경기는 박진감이 있었다. 후반전의 관중석 분위기는 꽤 뜨거웠다.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는 2,327명의 유료 관중이 입장했다. 하루 전 열린 울산-서울전(1,935명) 보다 많고, 같은 날 열린 대구-강원전(926명)보다 많은 수의 팬들이 찾았다. 

글=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