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체로 출전한 손흥민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에겐 유독 가혹한 잣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선택이 그렇다.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는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경기 한 시간 앞두고 선발명단을 발표했다.

영국 현지 복수의 현지 언론은 경기에 앞서 "손흥민의 선발"을 예상했다. 이견을 달기 어려웠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축 공격수고, 홈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강하며, 맨시티의 약점인 수비 뒤 공간을 헤집을 스피드와 슈팅력을 갖춘 선수다.

그런데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손흥미니 아닌 라멜라였다. 라멜라가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 라멜라의 선발 소식이 알려지자 포체티노를 향한 국내 팬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 포체티노 감독

◆처음은 아니다...유벤투스전을 기억하라

포체티노 감독은 '모두가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 생각한 경기에서 라멜라를 먼저 내보는 경기'는 앞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유벤투스 원정 경기도 있었다.

당시 라멜라는 선발로 투입돼 후반 44분까지 뛰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라멜라는 이곳에서 유벤투스를 상대해본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라멜라를 기용한 이유를 들었다.

라멜라는 토트넘에 입단하기 전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소속으로 유벤투스와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라멜라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전반 2골을 내줬으나 따라붙어 2-2로 마쳤으니 무작정 포체티노 감독의 결단은 무작정 비판하긴 어려웠다. 

전술은 결과론적이다. 유벤투스전 라멜라가 그렇게 부진하지 않았고, 토트넘은 적지에서 결과물을 냈기 때문이다.

▲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라멜라

◆맨시티전 라멜라 선발은 어떤 이유?

맨시티전 라멜라의 선발 기용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포체티노 감독이 직접 라멜라의 선발 기용 이유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다.

지난 유벤투스전처럼 '경험'을 빗댄 기대였을까.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토트넘과 맨시티는 지난해 12월 리그 첫 맞대결 당시 맨시티가 4-1로 이겼다.

당시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 77분 뛰었다. 라멜라는 후반 막판 교체로 투입됐고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라멜라가 '펩시티'를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적도 없다. 이번엔 경험이라는 요소로 라멜라를 투입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리보아도 저리 보아도 손흥민이 선발이었어여

라멜라는 이번 시즌 리그 19경기에 나서 3도움만 기록 중이다. 손흥민이 31경기에 나서 12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객관적인 결과물을 놓고 봐도 경기에서 영향력은 손흥민이 좋다. 손흥민은 케인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는 토트넘 홈 웸블리에서 열렸다. 손흥민은 '웸블리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홈에서 활약이 좋다. 2004년 저메인 데포 이후 홈 5경기 연속골 대기록을 세운 것도 손흥민이다. 포체티노 감독이 그리도 사랑하는 케인 역시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맨시티는 최근 챔피언스리그 8강 리버풀과 2경기에서 5실점했다. 스피드가 좋고 역습에 능한 팀에 약점을 보였다. 맨시티가 점유율을 극대화한 축구를 하지만, 반대로 전진압박을 당해 자신의 진영에서 볼을 뺏기면 고전한다. 토트넘은 전진압박과 손흥민의 스피드가 필요한 경기였다.

그런데도 포체티노 감독은 라멜라를 선발을 고집했다. 전술선택은 감독의 권한이지만, 변화를 택했다면 색깔이나 결과물을 보여줬어야 했다. 라멜라가 투입된 토트넘은 지공에서 역습에도 별다른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맨시티전은 결과를 챙기지도 색깔을 내지도 못했다. 주축 선수 중 강팀과 경기에서 희생받는 선수는 늘 손흥민이었다.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해리 케인은 컨디션이 좋든 그렇지 않든 늘 뛴다. 여기엔 포체티노 감독의 어떤 심오한 생각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영상][PL] '우승까지 1승' Goals 토트넘 vs 맨체스터 시티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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