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대전, 김건일 기자]타순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4번 타자다. 야구 트렌드가 바뀌어 3번이나 2번 타자가 주목을 받긴 해도 4번이 확실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무게감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11일 KBO 리그는 4번 타자의 날이었다고 할 수 있다. 롯데를 넘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는 이대호가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날이기 때문이다. 그를 대신한 타자의 성적은 어땠는지, 타 팀 4번 타자들은 어땠는지가 궁금한 하루였다.

일단 롯데는 바뀐 4번 타자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이병규를 4번 타자로 쓴 것이 잘 들어맞았다.

이병규는 3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 타선의 대량 득점을 이끌었다. 찬스를 연결하는 임무도 충실히 해냈고 찬스에서 점수를 만드는 책임감까지 보이며 만점 4번 타자 노릇을 했다. 이병규의 활약 속에 롯데는 대승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대타로 다시 나선 이대호까지 안타를 쳐 기쁨 두 배였다.

반면 상대편에 서 있던 박병호는 침묵했다. 볼넷 1개를 얻어 냈지만 삼진 1개를 당하며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팀이 전체적으로 안타를 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역시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 경기 전까지 3할8리로 나쁘지 않은 타율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라는 이름값에는 폭발력이 다소 부족했다. 이날 경기도 그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마산 구장에선 4번 대결에서 윤석민이 판정승을 거뒀다.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린 반면 NC의 히든 카드 최준석은 무안타, 삼진 2개로 침묵했다.

대전 구장에선 최형우가 호잉을 압도했지만 승리는 한화가 차지했다.

최형우는 1-3으로 뒤진 5회초 한화 선발 윤규진으로부터 역전 스리런 홈런을 쳤다. 한 방에 승부를 뒤집는 4번 타자다운 활약. 하지만 이후 팀이 재역전을 허용하며 빛이 바랬다.

전날 두 개의 홈런을 몰아쳤던 한화 4번 타자 호잉은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팀 승리로 최종 승자는 호잉이 됐다.

대구 경기서는 무승부 흐름이었다. 김재환도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고 러프도 3안타에 1타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만 경기에서 이긴 두산 쪽이 웃을 수 있었다.

잠실 경기에서는 두 4번이 모두 무안타였는데 3번 박용택에서 홈런이 터지며 그림자 효과를 본 LG가 웃을 수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