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FC서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박주성 기자] 황선홍 감독과 FC서울의 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났다. 첫 승이라는 새싹이 텄다.

FC서울은 11일 오후 7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6라운드서 포항 스틸러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즌 첫 승을 기록한 서울은 승점 6점이 됐고, 포항은 전북 현대 패배에 이어 2연패 수렁에 빠졌다.

▲ 황선홍 감독 ⓒ한희재 기자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더 노력해야죠

최근 황선홍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꼭 승리하겠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도 어쩔 수 없다. 팀은 리그 5경기에서 32패를 기록했고, 최근 열린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슈퍼매치에서도 지루한 공방전 끝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많은 언론들과 팬들은 추락하는 K리그의 모습을 봤다. 황선홍 감독이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다.

황선홍 감독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서정원 감독이나 저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지나고 나서 여러 가지로 슈퍼매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홈에서 하는 55일 만큼은 다른 경기를 하도록 준비하겠다. 그때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다음 홈경기에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겠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황선홍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속과 겉은 달랐다. 계속되는 무승에 말을 하면 할수록 다급함이 느껴졌다. “선수들도 언론 보도를 보고 있어 부담을 받고 있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를 잘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꼭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 역전골 기록한 고요한 ⓒ한희재 기자

예상치 못한 실점경기 뒤집은 서울

서울은 슈퍼매치와 똑같은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황선홍 감독은 변화를 주려 했는데 부상 선수도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익숙함이 나을 것 같아 명단을 이렇게 구성했다. 이번 시즌 전 경기와 같은 명단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최근 이어지는 분위기도 같았다.

전반 10분 포항의 선제골이 터졌다. 채프만의 롱패스를 레오가말류가 뒷발로 살짝 내줬고 김승대가 빠르게 쇄도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서울은 예상치 못한 실점을 내줬다. 그러나 만회골이 터졌다. 전반 31분 안델손의 크로스를 고요한이 간결하게 마무리하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이 시작하자 서울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후반 18분 서울의 역전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은 고요한이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서울은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포항을 두드렸다. 하지만 후반 36분 제테르손이 동점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 승리의 주인공 고요한 ⓒ한희재 기자

벚꽃이 떨어지고 새싹이 난 서울

벚꽃은 순식간에 우리에게 인사를 남기고 사라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오는 길, 반쯤 떨어진 벚꽃이 눈에 띄었다. 완전한 봄이 왔다는 증거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과 서울은 이번 경기 전까지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평일 저녁이지만 경기장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서울 팬들은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냈지만 어쩐지 분위기는 밝지 않았다.

최근 분위기가 경기장에 짙게 깔렸다. 하지만 첫 승을 다짐했던 황선홍 감독은 그의 말대로 첫 승에 성공했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포항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울은 누가 뭐래도 우승 후보다. 불과 2년 전 전북 현대를 누르고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정상에 올랐던 팀이다. 

이제 서울은 오는 14일 울산 현대를 상대한다.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이기에 분위기가 올라온 서울은 이참에 연승까지 도전할 수 있다. 이후에는 대구FC, 전남 드래곤즈까지 상대적으로 약팀을 만난다. 서울이 위기에서 탈출했다. 벚꽃이 떨어지고 난 새싹이 앞으로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