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테키(앞줄 왼쪽)과 박정환 9단 ⓒ 한국기원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박정환 9단이 딥젠고(DeepZenGo)와 다시 만났다.

박정환 9단은 1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바둑전왕전 파이널’ 2국에서 일본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딥젠고에게 169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지난해 월드바둑챔피언십 2017에서 박정환 9단은 딥젠고에게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패하며 은퇴를 앞둔 딥젠고에게 1승을 허용했다.

대국 후 박정환 9단은 “초반부터 밀려 힘도 못쓰고 패해서 아쉬웠지만 딥젠고와 재대국을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스러웠다”는 대국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동안 딥젠고에게 많이 배워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딥젠고를 비롯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기사들이 많이 배우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설욕에 성공한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데키는 “대국이 진행됨에 따라 박정환 9단의 실수가 나오면서 딥젠고의 승리 확률이 올라갔다”면서 “딥젠고가 세계 최정상 프로기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바둑전왕전 파이널’은 딥젠고가 은퇴를 앞두고 그동안 패배를 안겼던 한ㆍ중ㆍ일 대표 기사들과의 리벤지 매치로 펼쳐졌다.

지난 3월 24일 열린 바둑전왕전 파이널 1국은 월드바둑챔피언십 2017에서 1패를 안긴 중국 대표 미위팅(羋昱廷) 9단과의 재대결로 딥젠고는 초반 실리작전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위팅 9단이 끝내기에서 앞서면서 역전패했다.

3국은 2016년 바둑전왕전 특별대국 3번기에서 2패를 안긴 일본 대표 조치훈 9단과의 대결로 4월 7일 일본기원에서 펼쳐진다.

딥젠고는 기존 바둑프로그램 젠(Zen)을 기반으로 일본 소프트웨어 기업 드왕고(dwango)와 일본 도쿄대학, 일본기원의 협력으로 2016년 3월 탄생했다. 딥젠고는 이번 바둑전왕전 파이널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드왕고가 주최한 ‘바둑전왕전 파이널’은 일본 바둑룰을 따르며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졌다. 승리 시 5,000만원, 패배 시 2,000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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