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살베르토 보니야.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칠흑 같이 어둡던 터널 끝이 보이는 듯하다.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에 볕이 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을 기점으로 2018시즌에 대비한 삼성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다. 1군 엔트리 진입을 노리는 여러 선수가 구슬땀과 함께 개막전 로스터 합류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 선발투수 쪽 부진이 심각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삼성 선발투수 경기당 투구 이닝은 4.99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선발 왕국이라고 불리며 KBO 리그 2010년대 초반을 호령하던 삼성은 자취를 감췄다.

외국인, 국내 선발투수 부상과 부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174⅓이닝을 던진 윤성환을 제외하고는 150이닝을 넘긴 투수가 없다. 재크 페트릭이 134이닝, 우규민이 133이닝을 던지며 체면치레를 했다.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백정현은 100⅔이닝을 채웠다. 

선발 붕괴는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롱릴리프 등판이 많아졌고 한 이닝씩 나눠 던지는 그림은 보기 어려웠다. 늘 어려운 대결이 펼쳐졌고 투수 과부하 악순환은 반복됐다.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삼성이 이번 스프링캠프 때 투수 쪽 훈련에 큰 힘을 실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합류한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함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마운드 재건이라는 힘겨운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들이 날아들고 있다.

신예 활약이다. 주인공은 양창섭. 무자책점 행진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타자들이 몸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하는 캠프 연습경기이지만 신인 투수 활약을 깎아내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용이 빼어나다. 양창섭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뽑힐 때부터 '즉시 전력감'이라며 삼성 관계자를 웃게 한 투수다. 최채흥과 함께 최고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고 kt 위즈 강백호와 함께 벌써 신인왕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발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도 연습 경기 2경기 만에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첫 등판에서 2이닝 5피안타 4볼넷 1탈삼진 6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더해졌으나 2회에만 연거푸 안타를 허용하는 등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좋은 결과를 냈다. 7일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보니야는 4이닝 동안 53구를 던지며 6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했다. 

두 번째 경기 후 보니야는 "속구 위주로 던질 계획이었고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중심으로 시험했다.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보니야가 만난 LG 타자들은 박용택 김현수가 버티고 있는 주전급 타선. 1군 타선을 상대로 속구 위주 투구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아직 두 경기 째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볕이 약하게 들고 있다. 새 얼굴 두 명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 빛이 더 필요하다. 팀 아델만이 아직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1차 지명으로 주목받던 최채흥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약 2주. 약하게 들고 있는 볕을 밝은 빛으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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