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영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신재영은 6일(이하 한국 시간) 귀국을 앞두고 팀 스프링캠프 투수 MVP로 선정됐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재영을 뽑은 것에 대해 "비활동기간에 몸을 잘 만들어왔고 캠프에서 열심히 해줬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선수 본인은 유달리 MVP 이야기에 쑥스러워했다. 바로 연습경기에서의 성적 때문.

신재영은 지난달 18일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3경기에 나와 5이닝 11피안타(1홈런) 4탈삼진 3사사구 8실점을 기록했다. 연습경기인 만큼 시험해본 투구가 많았지만 스스로도 어디 가서 자랑하기 어려운 기록. 6일 연락이 닿은 그는 "MVP 받을지 몰랐다. 아무도 박수를 안 쳐줬다"며 크게 웃었다.

코칭스태프가 신재영에게 MVP를 준 이유는 두 가지다. 마정길 넥센 투수코치는 7일 "캠프가 시작하기 전부터 몸을 잘 만들어 온 것 같더라. 지난해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막판에 페이스도 좋아졌으니, 지난해 실패를 기회로 삼아서 올해 잘 할 것"이라고 신재영을 격려했다.

신재영은 비시즌 동안 몸무게도 5kg를 빼며 독하게 준비했다.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스프링캠프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도맡았지만 올해는 캠프 오락부장도 사절하며 훈련에만 매진했다. 2016년 15승 이후 높아진 기대와 부담으로 지난해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던 것을 만회하려는 그의 노력에 코칭스태프가 보낸 박수인 셈이다.

또 하나는 바로 올해 그의 보직에 대한 기대다. 장 감독은 공항 인터뷰에서 "일단 선발 로테이션은 외국인 투수 2명과 최원태, 신재영까지 확정"이라고 밝혔다. 4선발로 기용되는 신재영까지 제 역할을 해줘야 넥센이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다. 넥센 관계자는 "지난해 캠프에서 최원태가 투수 MVP를 타고 시즌에 10승을 해 좋은 기운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귀띔했다.

신재영은 "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연습경기 때도 (안타를) 맞은 건 맞은 거지만 연습한 구종으로 삼진도 잡아봤다. 나이트 코치님과 투심 패스트볼도 훈련했고 체인지업도 생각대로 잘 들어가고 있다. 선발 기회를 받은 만큼 잘하고 싶다. 저 말고도 좋은 투수들이 많으니 살아남아야 한다"고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넥센은 올 시즌 1선발 에스밀 로저스와 내야수 박병호를 영입하는 데 많은 돈을 투자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선발 로테이션은 여전히 검증된 선수보다 더 검증해야 할 선수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인 신재영이 독한 마음가짐으로 투수 MVP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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