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파이터 인생 끝자락에 들어섰다. '미노타우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9·브라질)는 2008년부터 승패를 반복하다가 최근 생애 처음으로 연패 수렁에 빠졌다. 2013년 파브리시우 베우둠에 암바로 패했고, 2014년 로이 넬슨의 펀치에 KO패했다. 잦은 부상으로 2012년부터 연 1회만 경기에 나서고 있다. UFC 전적은 5승 5패(통산 34승 1무 9패 1무효). 하락세가 역력하다.

그러나 승리 의지마저 희미해진 건 아니다. 오는 8월 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UFC 190'에서 212cm의 장신 스테판 스트루브(27·네덜란드)를 상대하는 17년 경력 백전노장은 2년 10개월 만에 승리의 쾌감을 맛보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21cm 신장 차를 뚫고 접근하는 것이 관건. 통산 34승 중 21승을 서브미션으로 장식한 주짓수 매지션에게 스탠딩보다는 그라운드가 친숙하다.

노게이라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매체 '글로보'와 인터뷰에서 "스트루브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긴 쉽지 않다. 그는 테이크다운 방어 훈련을 하고 있다. 스탠딩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목표는 그의 약점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의 거리 밖에 있어야 하고 니킥을 조심해야 한다. 스트루브는 잽도, 머리 움직임도 좋다. 최선의 전략은 가깝게 붙어서 근거리에서 타격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하지만 난 세 가지 서브미션 기술과 세 가지 테이크다운 기술을 비장의 무기로 가지고 있다. 완전히 몸에 익어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반복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여차하면 스트루브를 넘겨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

노게이라는 홈그라운드 리우데자네이루에선 패한 적이 없다. 두 번 싸워 두 번 모두 이겼다. 브랜든 샤웁에 KO승을, 데이브 허먼에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고통을 느끼며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7년간 전장에 있었다. 이 일을 사랑한다. 오랫동안 훈련에 전념해왔다"며 투지를 드러낸 그는 "고향에서 싸울 수 있어 좋다. 이동 없이 리우에서 경기를 준비한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다. 홈팬들의 응원도 받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노게이라는 종종 은퇴라는 단어를 언급해왔다. 지난해 8월 한 인터뷰에선 올해 말까지만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히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현재는 체육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32개 체육관에 9000명의 수련생이 있다. 2015년 말에 선수생활을 마감할 것이다. 그때가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엔 "앞으로 두 경기만 더 하고 끝낼 것"이라고 했다. 그의 계획대로면 스트루브 전은 남은 두 경기 중 하나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노게이라는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하지만 스트루브는 승리를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다. 마크 헌트와 알리스타 오브레임에 연패한 상태라 승리가 절실하다. 통산 25승 중 서브미션 승리가 16번이지만, 굳이 노게이라와 몸을 섞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KO승을 노린다.

지난 17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사이트 '셔독'과 인터뷰에서 "노게이라는 놀라운 파이터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힘겨웠던 시간을 헤치고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선수생활 중 지금이 제일 강하다"며 "1라운드에 그를 KO시키고 싶다. 늦어도 2라운드까지는 결판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UFC 190은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의 첫 번째 해외원정 타이틀 방어전이 메인이벤트로 펼쳐지는 대회. 로우지는 9승 무패 타격가 베시 코레이아와 만난다.

이 대회에는 브라질 대표 파이터들이 대거 출격한다. 마우리시오 쇼군과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가 10년 만에 재대결을 갖는다. 안토니오 실바는 소아 파렐레이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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