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최고의 노련한 2명의 스트라이커, 이동국, 데얀(왼쪽부터) ⓒ전북 현대, 수원 삼성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선수가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잘하는 걸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이 못 따라올 정도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단점이 많은 선수지만, 동료들이 내 단점을 가려줄 수 있다."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이동국이 20년 동안 K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던 비결을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이번 시즌에도 이동국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활약을 예고했다.

시즌 첫 경기부터 맹활약했다. 전북 현대는 13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3-2로 역전승했다. 

▲ 이동국의 포효 ⓒ전북 현대

이동국이 일등공신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피치에 등장해 경기 분위기를 뒤바뀌었다. 공격 포인트로도 말했다. 혼자 2골을 터뜨렸다. 0-2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만회 골을 터뜨렸고 후반 39분엔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골대 구석을 찔렀다. 실력으로도 여전히 최고 수준에 있음을 입증한 경기였다.

1979년생. 벌써 프로 무대에서만 20년을 보냈다. K리그 2(챌린지) 아산 무궁화의 지휘봉을 잡은 박동혁 감독과 동갑내기다. 어린 나이에 감독으로 활약하는 박 감독도 대단하지만, 여전히 피치를 선수로서 누비는 이동국은 그 자체로 엄청난 선수다.

그가 밝힌 대로 비결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 것. 그의 장점은 골을 넣는 것이다. 최전방에서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수비를 펼칠 순 없다. 그의 스타일도 아니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인 것이 사실. 하지만 이동국은 자신에게 오는 공을 지킬 강인한 신체 능력을 갖췄고, 기회가 왔을 때 가장 확실하게 골로 마무리할 수 있는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 데얀의 골에 환호하는 수원 삼성.

또 다른 '노련한' 스트라이커도 K리그 1(클래식) 무대를 누빈다. '검빨(검정색과 빨간색)' FC서울 유니폼에서 '파란색'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데얀이다. 데얀은 1981년생 한국 나이로 38살. 이동국보다 2살 어리지만, 프로 축구선수로는 환갑이 지났다고 평가할 나이다.

데얀의 경기력 역시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데얀은 벌써 이번 시즌 3골을 기록하고 있다. ACL 플레이오프 타인호아전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후반 43분 승리가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느즈막이 터뜨린 골. 순도는 떨어졌지만 의미가 있었다.

본격적인 시즌을 알린 ACL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데얀은 후반 17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절묘한 슛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데얀의 최대 장점인 정확하고 강력한 슛이 폭발했다. 후반 30분엔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까지 기록했다.

조나탄처럼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플레이는 하기 어렵다. 데얀 역시 자신의 스타일대로 이번 시즌 수원의 최전방을 책임진다. 대신 골 냄새를 맡는 후각과 침착한 마무리, 정확한 슛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데얀만의 장점. 이번 시즌에도 데얀은 어떤 수비수에게도 상대하기 어려운 스트라이커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K리그에도 새로운 스타가 탄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예 틀린 말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이동국과 데얀이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높이는 것은 그들  자신의 능력 덕분이다. 노련한 두 스트라이커는 자신의 특장점만으로 올해도 K리그에 도전장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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