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성 피지컬 코치(왼쪽)

[스포티비뉴스=광양, 이종현 기자] "와씨" "왔다" 

이곳은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전남 드래곤즈의 웨이트 훈련장. 오전 9시 30분터 시작한 웨이트 훈련에 체력 하나 꽤 좋다는 선수들도 전멸. 

한찬희는 "'거성사자'는 타협이 없다"고 했고, 주장 김영욱은 6번 코스 로프 앞에서 "마의 구간"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 포항에서 이적한 완델손은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전부!"를 외쳤다. 그는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완델손의 사슴 같은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는 듯했다.   

17개의 코스. 각 코스마다 25초로 이루어진 체력훈련은 3세트로 진행된다. "삑, 레디, 고" '거성사자' 이거성 피지컬 코치의 구령에 따라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처음엔 여유가 넘쳤던 선수들의 표정도 시간이 흐를수록 흐리멍텅해졌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말 채찍이 나간다. "빨리 못해? 더 빠르게" 이쯤 되면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 그때 마침 훈련이 끝났다.

전남은 이번 시즌 유상철 신임 감독 체제에서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전남 감독으로 부임한 유상철 감독은 선수단의 효율적인 체력을 위해 이거성 피지컬 코치를 선임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거성'코치. 한찬희는 "이거성 쌤이 자신의 이름을 본따 '거성사자(이거성+저승사자)'라고 칭했다"면서 그의 악명 높은 명성을 설명했다. 

▲ 눈물 흘린(?) 완델손

전남에서 체력 좋기로 소문난 이유현도 웨이트장을 나오며 "힘들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6번) 로프 중량이 무겁다. 다른 헬스장에선 이 정도는 아닌데…취재 온다고 오늘 강도가 조금 쎈 거 같은데요?"라며 엄살을 부렸지만, 이윽고 "정말 힘들다"고 했다.  

이거성 피지컬 코치는 "저희가 1월 4일에 훈련을 시작했다. 웨이트 훈련은 훈련 시작 날부터 시작했다. 방콕 전지훈련 때도 진행했고, 광양에서 2차 훈련 때도 마찬가지다.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파워를 강조하셨다. 더불어 경기를 뛰고 잘 회복할 수 있는 것에도 중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남 죽음의 웨이트 트레이닝 의미를 설명했다. 

한동안 전남엔 없었던 피지컬 코치. 유상철 감독은 "피지컬코치가 있으면 체력을 데이터로 체계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세밀한 평가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체력이 있는데도 많이 안 뛴 건지 아니면 정말 체력이 없어서 못 뛴 건지 선수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피지컬코치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다행히 곡소리 나는 훈련장에도 '모범학생(?)'이 있기 마련. 웨이트장에선 유독 힘들어했던 유고비치는 오후 야외 훈련장에서 "당연한 것 같다. 프리시즌은 원래 이 정도는 한다. 이 정도는 해야 더 좋아진다"며 미소를 띄었고, 10여 년간 동계훈련을 해온 최효진도 "매번 코스가 다르다. 사실 로프가 오늘 처음 들어왔다. 정말 무겁더라. 빡셌다. 10여 년 동계훈련 중 가장 힘든 시즌인 것 같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된다. 버티고 하면 좋아진다고 본다. 제가 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거성사자'의 코스에 만족했다. 

자비 없는 거성사자의 웨이트는 끝나지 않는다. 전남은 16일 중국으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죽음의 일정을 '쭈욱'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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