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 데이크(오른쪽)가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비수 피르힐 판 데이크가 리버풀의 안정적인 수비를 이끌었다. 반면 그의 친정 팀 사우샘프턴은 판 데이크의 공백을 느껴야 했다.

리버풀은 12일(한국 시간) 영국 사우샘프턴 세인트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을 2-0으로 이겼다. 모하메드 살라와 호베르트 피르미누가 각각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숨은 주인공도 있다. 최후방을 지킨 중앙 수비수 판 데이크 그리고 그의 파트너 조엘 마팁이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판 데이크가 5번, 마팁은 8번의 공중볼을 따냈다. 사우샘프턴의 롱패스를 완전히 무력화했다. 각각 2번의 가로채기와, 두 선수 합쳐 11번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면서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판 데이크는 친정 방문을 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부터 긴 줄다리기 끝에 이적에 성공한 판 데이크. 사우샘프턴 팬들의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가 공을 잡을 때 야유가 쏟아졌다. 판 데이크는 경기 뒤 영국 공영 매체 'BBC'와 인터뷰에서 "즐겼다. 여름 동안, 그리고 지난 몇 달 동안 무엇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불공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경기에 집중했고 즐겼다"면서 친정 방문 소감을 밝혔다.

팬들은 판 데이크가 그리웠을 것이다.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 전반 6분 리버풀의 선제골은 베슬리 후트의 실수에서 나왔다.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스루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을 살라가 받아서 피르미누의 득점을 도왔다.

판 데이크가 떠난 사우샘프턴은 이번 경기 패배로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판 데이크는 여전히 사우샘프턴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최근 사우샘프턴의 고전에 관해 마음이 아프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사우샘프턴에 친구들이 많고, 여전히 클럽을 신경쓰고 있다.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제 판 데이크의 눈은 리버풀로 향한다. 적응 기간을 거치자 점점 높이 싸움에 강하고 대인마크가 좋다는 강점을 살리고 있다. 초반엔 불안했지만 경기에 점점 녹아들고 있다. 그리고 판 데이크가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 1월 판 데이크가 기록한 이적료는 7500만 파운드(약 1130억 원). 수비수로서 역대 가장 비싼 선수다. 리그 18위 팀을 상대로 거둔 무실점 승리에 들뜰 때는 아니다.

리버풀은 리그 27경기에서 31실점을 하고 있다. 순위표 최상단에서 경쟁을 펼치는 팀 치곤 뛰어난 수비력은 아니다. 워낙 수비 라인을 올려놓고 경기를 펼치는 팀이라 수비의 부담은 커진다. 리버풀은 이른 선제골 덕분에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무리하게 전방 압박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두 중앙 수비수가 좋은 활약을 했고, 로리스 카리우스가 전반 중반 세 번의 결정적 위기를 모두 선방하면서 리버풀은 승리를 안았다.

필리피 쿠치뉴 이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승세를 잇고 있는 리버풀이 오랜 수비 불안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 중심엔 판 데이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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