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왕' 더 브라위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축구 도사.' 이런 별명이 붙었다면 축구를 자연스럽지만 편안하게, 동시에 수준 높게 펼치는 이가 아닐까. '도움 해트트릭'을 올린 케빈 더 브라위너는 축구 도사로 손색이 없다.

맨체스터시티는 11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5-1로 승리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4골을 터뜨렸지만, 그 못지 않게 빛난 것이 바로 더 브라위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전방에 신체적으로 작은 선수를 세우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현재 맨시티가 보유한 최전방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가브리엘 제주스 모두 단신의 공격수다. 대신 문전에서 민첩한 움직임과 골에 대한 '후각'이 좋은 선수들이다. 당연히 득점을 도와야 하는 미드필더들은 동료 공격수들의 성향과 강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급 도우미 더 브라위너는 크로스에 확실한 목표가 있다. 높은 크로스를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땅볼 크로스를 자주 시도한다. 아구에로는 문전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이 좋은 선수. 아구에로가 골대 쪽으로 전진하면서 발로 돌려댈 수 있도록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린다.

더 브라위너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타이밍'이다. 축구에선 1초가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공간이 생겨나기도, 또 사라지기도 한다. 빈틈이 났을 때 빠르게 패스를 찔러 넣는 것이 특급 미드필더의 덕목이다.


전반 3분 만에 첫 골을 도왔다. 더 브라위너는 레스터와 골키퍼의 사이를 꿰뚫는 얼리크로스로 라힘 스털링의 득점을 도왔다. 크로스 궤적도 예술적이었지만, 크로스 타이밍도 '도사'처럼 절묘했다. 측면으로 전진 패스를 넣었다가 다시 돌려주는 공을 잡지 않고 돌려주면서 수비진도 미처 접근하지 못한 상태였다. [영상 00:03~00:49]

1-1로 맞선 채 맞은 후반전에도 더 브라위너가 특급 도우미였다. 첫 골과 비슷하게 레스터 수비진의 넋을 빼놨다. 후반 3분 더 브라위너는 스털링과 2대1 패스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예측하기 어려운 오른발로 수비와 골키퍼 사이로 다시 한번 크로스를 연결했다. 견고하던 레스터의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 홀린 듯 공을 지켜봤고, 뒤에 있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편안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영상 03:01~03:30]

후반 8분 추가 골도 더 브라위너가 만들었다. 이번엔 정확한 시야가 빛났다. 레스터가 수비진에서 공을 무리하게 살리려다가 안정적인 형태가 깨졌다. 세 명 수비수 사이로 더 브라위너가 패스를 찔러 넣었고, 아구에로가 강력한 슛으로 슈마이켈 골키퍼를 무너뜨렸다. [영상 03:31~03:50]

더 브라위너는 원래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선수.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도 갖췄다. 다비드 실바가 없지만 맨시티가 여전히 강력한 기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공격을 이끄는 더 브라위너의 존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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