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우리가 꼴찌 팀이라는 걸 인정하면 쉽게 가는 건데, 쉽게 내려놔 지지 않았을 거다."

2014~2015, 2015~2016시즌 챔피언 OK저축은행은 한 시즌 만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올 시즌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시즌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시즌 초반 8연패 이후 다시 창단 이래 최다인 9연패에 빠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OK저축은행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9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20, 25-19)으로 완승하면서 9연패에서 벗어났다. 외국인 선수 마르코의 공격력이 터지고, 국내 선수들까지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시원한 승리를 따냈다. 

이제 시즌 6번째 승리.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연패를 끊었다고 크게 안도하거나 기뻐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덤덤했다. 연패하는 동안 느낀 답답한 마음이 1승으로 다 풀어질 리 없었다. 

김 감독은 패 수가 늘어가는 동안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바뀌길 기다렸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우리 팀이 못한다. 인정한다. 우승했지만, 그때 흐름이나 기운이 잘 맞아서 우승 맛을 봤다. 그런데 거기에 도취해서 우리가 잘하는데 성적이 안 나오고 있다고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수들이 과거 우승에 얽매이면서 부담이 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오늘(9일) 경기도 그랬다.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안 되면 웜업존에 선수도 있고, 지던 팀이니까 지면 그냥 1패 더 하는 거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거 못하면서 상대 팀에 질질 끌려다니진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화려했던 시절을 잊는 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꼴찌라는 걸 인정하면 쉽다"며 선수들이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자세로 차근차근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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