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식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 선발 과정에서 김인식 전 감독은 오른손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아 고심했다고 했다. 그리고 8개월 뒤, KBO 리그의 영건들이 재평가받기에 충분한 활약을 했다. 

선발투수의 반전이다. 불과 8개월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비록 WBC와 달리 참가국이 한국과 일본, 대만뿐이고 참가 선수들도 24세 이하 혹은 입단 3년 이하 선수로 제한된 대회지만 같은 나이대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KBO 리그 선발투수들이 경쟁력을 보였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시작하기 전 선동열 감독은 선발로 오른손 투수 4명(장현식 임기영 박세웅 김대현)을 언급하면서도 단기전 특성상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잡겠다고 밝혔다. 넥센, 경찰과 연습 경기 결과를 거치면서 에이스를 꼽기 힘들었다. 2경기 7이닝 2실점의 박세웅(롯데)이 가장 나았고, 임기영(KIA)과 장현식(NC)이 4이닝 2실점, 김대현(LG)이 2경기 6이닝 5실점 3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본선이 막을 올리자 반전이 펼쳐졌다. 첫 경기부터 그랬다. 장현식이 난적이자 한국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을 상대로 5이닝 비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구속과 독특한 투구 동작, 빠른 슬라이드스텝까지 고려한 일본전 맞춤 선발 기용이 빛을 발했다. 3회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수비 실책에서 나온 비자책점이었다. 

임기영의 투구도 눈부셨다. 팀 동료인 포수 한승택(KIA)와 배터리를 이뤄 7이닝 무실점을 일궜다. 왼손 타자가 대거 포진한 대만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공격적으로 던지는 허를 찌르는 볼배합은 마치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을 보는 듯했다. 

박세웅은 긴 이닝 마운드를 지키지는 못했어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1회부터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3회에는 3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무실점으로 버티다 4회 제구 난조와 번트 수비 실패로 위기에 몰린 뒤 도노사키 슈타(세이부)에게 적시타를 맞고 교체됐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한국은 박세웅 뒤 불펜이 무너지며 0-7로 졌다. 

3경기를 통틀어 선발투수들은 15이닝 2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일본과 승부에서 5이닝을 책임진 장현식, 대만 홍이중 감독으로부터 "대만에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은 임기영, 가장 큰 경기라는 막중한 책임감에도 초반 위기를 넘긴 박세웅까지 오른손 선발투수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