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도곤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콜롬비아전 2-1 승리에 이어 11월 A매치 두 경기를 1승 1무로 마쳤다.

이번 A매치 기간에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는 이견의 여지 없이 손흥민이다. 콜롬비아전 멀티골을 비롯해 세르비아전에서도 간판 공격수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유효 슈팅만 7개를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골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13개월 만에 필드골을 넣었다. 1년 넘게 필드골이 없었다. 그만큼 대표팀에서는 활약이 부족했다. 소속 팀 토트넘에서는 연일 맹활약을 했지만 대표팀만 오면 경기력이 좋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투톱의 한 축이다. 콜롬비아전은 이근호(강원), 세르비아전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내가 해야할 임무가 무엇인지 알았고 주위에서도 이를 확실히 알려준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임무는 단연 '골'이다. 콜롬비아전 두 골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이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플레이를 하지만 측면 공격수가 아닌 가운데 공격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손흥민도 "골대와 가까워져 더 위협적인 장면이 많이 나왔다. 측면에서 뛰면 골대와 거리가 멀어진다. 움직이는 공간도 한정적이다. 하지만 중앙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다"며 중앙에서 뛰며 활약이 더 좋았던 이유를 밝혔다.

물론 손흥민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동료들의 힘도 있었다. 손흥민은 "이재성, 권창훈과 같이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 전방 공격수에게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구자철도 패스가 좋은 선수다"며 이번 평가전 활약의 공을 동료 선수들에게 돌렸다. 실제로 경기 중 손흥민은 이재성, 권창훈, 구자철과 수시로 짧은 패스를 주고 받았다. 골은 없었지만 짧은 패스플레이에 세르비아 수비가 흔들리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손흥민의 활약은 신태용 감독의 공도 컸다. 신 감독은 손흥민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그가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손흥민도 "감독님께서 나에게 최적화된 포지션과,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며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뛴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측면에서 뛰어도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의 존재로, 이들과 함께 뛰며 충분한 시너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한국은 토트넘이 아니다. 스타일도 다르다. 토트넘의 측면 공격수 손흥민과 한국의 측면 공격수 손흥민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활동폭과 해야할 임무가 자유로운 가운데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한국에 맞는' 손흥민이 만들어졌다.

손흥민은 "측면과 중앙 모두 뛰는데 불편한 것은 없다"고 했지만 '한국의 손흥민'은 현재로서 측면보다 중앙에 잘 어울렸다.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손흥민이다. 앞으로 3월까지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하지만 손흥민을 필두로 한 투톱은 월드컵을 앞둔 한국에 중요한 옵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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