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 로시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에 이어 이탈리아 축구 대표 팀 주력 선수들이 줄줄이 대표 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탈리아 ‘빗장 수비’를 책임졌던 베테랑 다니엘레 데 로시(34·AS 로마), 조르조 키엘리니(33), 안드레아 바르찰리(36·이상 유벤투스)는 14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대표 팀 유니폼을 벗겠다고 발표했다.

데 로시는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축구 대표 팀은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이탈리아 대표 팀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 라커룸 분위기는 장례식 같았지만 죽은 사람은 없다"며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 로시는 경기 도중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과 언쟁을 벌인 것에 관해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져 이날 경기에선 반드시 이겨야 했다. 벤투라 감독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데 로시를 교체 투입하려 했다.

데 로시는 감독의 지시에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지금 무슨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인가.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나 대신 (공격수) 로렌초 인시네(나폴리)가 나서야 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 장면은 방송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데 로시는 "난 단지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인시네를 투입하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멤버인 데 로시는 그동안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이탈리아 중원을 책임졌다. 대표 팀 부주장으로서 부폰과 함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톡톡히 했다.

수비의 핵심 키엘리니도 대표 팀에서 은퇴했다. 키엘리는 "우리는 좋은 유망주들이 많다. 이탈리아 축구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키엘리니는 2004년부터 대표 팀 주축 수비수로 활약했다. 2012년 이탈리아의 유럽축구선수선수권 대회(유로 2012)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바르찰리는 "오늘은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이탈리아 대표 팀을 끌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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