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루이지 부폰(왼쪽).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잔루이지 부폰은 눈물을 쏟았다. 이탈리아는 끝내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고, 이 경기는 '전설' 부폰의 마지막 A매치가 됐다.

부폰은 14일(한국 시간) 이탈리아가 스웨덴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1무 1패로 패한 뒤 대표팀 은퇴 결심을 다시 밝혔다.

이번 시즌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한 '39살' 부폰은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러시아월드컵 무대에서 장식하려 했지만 그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부폰은 경기 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 자신이 아니라 이탈리아 축구 전체가 안타깝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데 실패했다"고 60년 만의 월드컵 진출 좌절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이어 부폰은 "이탈리아 축구에는 분명히 미래가 있다. 우린 자부심과 능력과 결단력이 있다. 흔들려도 언제나 다시 서는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부폰이 이탈리아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것은 19살 때인 1997년 10월이었다.

공교롭게 그의 첫 경기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진출을 위한 유럽 플레이오프였다. 이날 마지막 A매치와 달리 당시 러시아와 만났던 부폰의 첫 A매치는 이탈리아의 승리로 끝났다.

돈나룸마(AC밀란)가 지난해 대표팀에 데뷔하기 전까진 2차대전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의 최연소 골키퍼였던 부폰은 당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듬해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도 밟았다.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후보 골키퍼로 실전에 투입되진 못했지만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는 언제나 이탈리아의 주전 골키퍼였다.

이탈리아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도 7경기 동안 단 2골만 내주는 기록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부폰은 총 5번의 월드컵을 포함해 이날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175경기를 뛰었다.

가장 몸값 비싼 골키퍼, 세리에A 최장 12경기 무실점 기록, 이탈리아 대표팀 최다 무실점 경기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11회 연속 세리에A 올해의 골키퍼상, 2003년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클럽 선수상, 2006년 야신상, 2016년 골든풋상,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골키퍼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부폰은 "앞으로는 잔루이지 돈나룸마, 마티아 페린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할 것이다. 축구에서는 팀으로 이기고 팀으로 진다. 영광도 비난도 함께 나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