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송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 볼 생각이다. 덴마크와 아일랜드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두고 12일 격돌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본선 진출이 없는 덴마크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 진출에 실패한 아일랜드의 맞대결을 'SPO일러'로 전망한다.

*경기 정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 덴마크 vs 아일랜드. 2017년 11월 15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아비바스타디움, 더블린(아일랜드) 

◆ QUAIFIERS: 다른 방식으로 헤쳐온 예선…'수비로' 아일랜드 vs '공격으로' 덴마크

아일랜드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D조에서 가까스로 2위에 올랐다. 1위 세르비아부터 4위 오스트라아까지 간격이 승점 2점 차이씩 났으니 그 치열했던 정도를 알 수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웨일즈를 1-0으로 제압하면서 겨우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과정이 어려웠던 것은 아일랜드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쳤다. 다득점 경기는 많지 않고 1골 차 아슬아슬한 경기가 많았다.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해 11경기에서 터뜨린 골은 고작 12골. 대신 6실점밖에 하지 않은 것이 강점이다.

덴마크는 예상 외로 독주한 폴란드에 이어 2위를 안정적으로 지켰다. 폴란드를 홈에서 4-0으로 완파하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3위 몬테네그로에게 패하고 루마니아와 2번 모두 비긴 것이 발목을 잡았다. 11경기에서 20득점을 올리고, 8실점만 내줄 정도로 공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

아일랜드와 확연히 다른 팀 컬러를 갖고 있다. UEFA의 통계에 따르면 덴마크가 기록한 평균 점유율은 59%. 수비가 탄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수비적인 경기를 즐기지 않는다.

◆ FIRST LEG: 점유율 게임은 아니다

1차전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1골만 터뜨리면 경기를 완전히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한판에 모든 것이 걸렸기에, 실점하는 팀은 공격적으로 돌아서고 허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홈에서 치르는 경기고, 덴마크는 골을 터뜨리기만 하면 무승부만 거둬도 월드컵에 간다. 서로가 아마 '우리가 충분히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덴마크는 1차전에서 68% 점유율을 기록했다. 슈팅을 14개 시도해 5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다. 수치로 보면 완벽하게 경기를 완벽히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통계가 경기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덴마크는 경기 내내 아일랜드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유효 슈팅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으로 기록했다. 물론 중거리슛이 굴절되거나, 골키퍼가 막은 뒤 세컨드볼이 중요 찬스로 연결되긴 하지만, 완벽하게 '만든' 찬스는 없었다.

전반 32분 빈 골문에 밀어넣지 못한 파오네 시스토의 찬스가 두고두고 기억날 터다.

아일랜드는 이번 예선 동안 패스를 2854개 시도해 2258개 성공했다. 성공률은 77%. 덴마크의 패스 관련 수치와 비교하면(패스 5711개 시도, 4997개 성공, 성공률 87%) 아일랜드의 전술이 그대로 드러난다.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이다. 아일랜드는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으니 나쁘지 않다. 경기 내용도 시원할 리는 없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오른 전술을 지금 와서 바꿀 이유는 없다. 전반 43분 사이러스 크리스티는 오른쪽 측면을 혼자 뚫고 카스퍼 슈마이켈을 넘기는 칩슛을 시도했다. 슈마이켈의 선방에 막혔지만, 아일랜드의 경기 전략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였다.

▲ 에릭센이 경기를 풀까, 아니면 봉쇄당할까..

◆ KEYPLAYER: 크리스티안 에릭센vs제임스 맥클린…팀의 특징을 나타내는 선수들

덴마크의 축구의 중심엔 역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있다. 이번 예선에서는 10경기 모두 출전해 무려 8골을 퍼부었다.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날카로운 중거리슛 능력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득점엔 실패했다. 에릭센이 폭발적인 주력이나 드리블 능력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아일랜드의 밀집 수비를 뚫는 것은 또 하나의 과제다. 과감한 슛은 곧 미드필더를 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공간이 생길 것이다. 그땐 다른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일랜드 축구의 전형을 보여주는 선수는 맥클린이다. 180cm의 키에 당당한 체구를 갖췄고 힘과 속도를 살린 돌파가 장점이다. 아일랜드에 세밀한 역습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역습에선 개인의 저돌성이 가장 큰 무기다. 거칠고 빠르다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맥클린은 아일랜드 역습의 중심이다. 이번 예선에서도 4골을 터뜨리면서 팀 득점의 1/3을 책임지며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어차피 아일랜드가 필요한 것은 많은 골이 아니다. 맥클린이 '한 방' 터뜨려준다면 그것으로도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글=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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