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정소민-이민기, 합리적인 결혼의 첫걸음을 뗐다.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을, 아주 짧고 흔한 결혼식으로 부탁해”.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에서 “어떤 결혼식 콘셉트를 원해?”라는 박병은(마상구 역)의 물음에 이민기(남세희 역)가 남긴 대답이다.

23일 방송된 5회에서는 수지타산커플의 아주 특별한 결혼의 서막이 올랐다. 윤지호(정소민 분)는 12년 지기 절친인 우수지(이솜 분)와 양호랑(김가은 분)에게, 남세희(이민기 분)는 마상구(박병은 분)와 윤보미(윤보미 역) 등 회사 동료들에게 각각 결혼을 발표했고 이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빅뉴스가 됐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화려하거나 거창함 없이 실용적인 절차를 밟아나갔다. 지호는 호랑의 지인에게 웨딩드레스를 빌렸고 세희의 예복은 양복으로 대체, 양가 부모님의 한복 또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 결혼식 당일 드레스와 트렌치코트차림으로 급히 버스를 잡아타고 식장으로 향하는 모습은 이 합리적 결혼에 정점을 찍은 대목이었다.

사실 효율성과 경제성을 1순위로 고려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생략하기로 입을 맞췄지만 양가 부모님 간의 인사자리에서 의견이 다시 바뀌고 말았다. 지호의 엄마(김선영 분)는 우리 딸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형식을 갖추자 주장했고 결국 결혼식 행사가 성사된 것.  

이들의 2년제 입주결혼에 대한 합의 사항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2년 후 합의이혼으로 관계 종료, 가족행사 비용은 각출 등의 항목을 정리한 지호와 세희는 마치 하우스메이트 계약을 체결하듯 각자의 이익에 따라 깔끔하게 논의를 나눴다. 

결혼을 하기도 전에 이혼 시점부터 정하는 이들의 독특한 합의는 결혼에 대한 N포 세대 청춘의 이상과 현실을 십분 반영하며 그야말로 ‘웃픈’ 감정을 유발했다. 이처럼 애정 없이 단순히 필요와 충족에 따르는 새로운 형태의 결혼은 많은 이들의 관심과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방송 말미, 남편이 될 세희의 가방에 엄마가 넣은 편지와 앨범을 우연히 보게 된 지호는 결국 오열하고 말았다. 우리 딸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글 쓰고 싶다하면 쓰게 해달라는 것, 한번 울면 잘 멈추지 못하니 혼자서 울 땐 꼭 옆에 같이 있어달라는 것 이 두 가지 가슴 절절한 엄마의 마음이 담긴 내용에 함께 보는 시청자들마저 눈물바다를 만들었다. 

결혼은 그저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 하지만 엄마의 부탁을 지키려는 세희의 위로에 ‘간단치 않은 일이 시작되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스토리에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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