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석영(왼쪽), 김미화. 사진|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방송인 김미화가 블랙리스트 진실이 밝혀졌지만, 이 때문에 더욱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김미화는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빌딩 12층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방문, 진상조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취재진과 만난 김미화는 "국정원에서 'MB 블랙리스트'에 대해 발표하기 전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라며 "밝혀진 이후부터 오늘까지 엄청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미화는 "지난 19일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국정원에서 나에 대해 작성한 서류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서류를 보면서 '이것은 국가에서 커다란 권력을 이용해 개인을 사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불쾌했다"며 "서류를 보면 청와대 일일 보고 등에서 특정 인물에 관해 계속해서 관찰하고 보고하라는 내용이 있다. 처음에는 '연예인 건전화 사업 TF팀'을 조성해 편파 좌편향 진행자 퇴출 권고식이었지만, '골수 좌파 연예인' '종북세력 연예인 김미화' 등으로 변해가더라. 마지막에는 '김미화 수용불가'였다. 내가 어디서 수용불가일까"라고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김미화는 이어 "어디에서 수용불가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KBS, MBC 등 여러 방송사를 지칭하면서 방송사 간부와 경제인협회, 관련 단체, 광고사, 지방행사 등 김미화의 모든 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노출되지 않게 그리고 활동하지 못하도록 한 자료들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의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을 통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 시작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특히 박근혜 정부 때 작성된 블랙리스트 외에 이른바 'MB 블랙리스트'도 조사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을 알렸다.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인사는 82명에 달한다. 황석영 작가와 김미화 또한 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황석영 작가는 '세월호 참사 문학인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후 집중적으로 감시와 배제를 받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미화는 2010년 이후 방송 출연과 외부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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