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의 휴일' 주연 배우 정상훈, 공형진, 임창정(왼쪽부터). 제공|전망좋은영화사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인물들, 그 인물들이 마주하는 상황은 예측을 벗어나 웃음을 터트린다. 웃음을 한바탕 안겼으면 마무리는 ‘감동’이다.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의 구성이다. ‘로마의 휴일’ 또한 이러한 구성을 그대로 가져간다. 모범 답안을 옮겨놓은 셈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은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는 세 남자 인한(임창정 분), 기주(공형진 분), 두만(정상훈 분)이 현금수송 차량을 탈취,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숨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시작 장면 또한 줄거리와 같다. 시작은 현금수송 차량을 탈취하기 위해 총을 구입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다. 이들은 밤을 새우며 기회를 엿보고, 총으로 위협해 차량 탈취에 성공하지만, 멀리 도주하지 못하고 경찰에게 쫓기다 나이트클럽에 숨게 된다.

108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대부분의 이야기는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 내에서 벌어진다. 인한, 기주, 두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나이트클럽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삼아 경찰과 대치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세 사람 가운데 가장 희극적인 재미를 주는 인물은 기주다. 기주는 나이로 따지자면 세 사람 가운데 제일 형이지만, ‘허술하면서도 모자란’ 인물이기에 하는 행동마다 웃음을 안긴다. 

▲ '로마의 휴일' 웃음을 책임지는 인질들(위)과 공형진. 제공|전망좋은영화사

세 사람이 인질로 잡은 인물들이 주는 웃음도 있다. 인질들의 캐릭터는 독특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하다. ‘갑질’을 일삼는 나이트클럽 사장, 그 사장과 노예계약을 맺은 안타까운 사연의 여자, 어느 재벌 회장의 아들 등이다. 이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웃음도 ‘허술하면서도 모자란’ 기주가 펼치는 코믹적인 상황과 비슷하다.

‘로마의 휴일’이 웃음을 주는 방식은 간단하다. 치밀한 듯 보이는 인물들의 허술한 모습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또 ‘신스틸러’로 일컬어지는 배우들의 출연이 중간중간 재미를 더하고, 그들의 애드리브와 상황적 대처 능력이 빛을 발해 코믹적인 상황을 극대화한다. 나이트클럽 안에서 벌어지는 인질들은 물론이거니와 바깥에서 안절부절 하는 경찰 또한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고 준다.

‘감동’도 빠질 수 없다. 나이트클럽 사장과 노예계약을 맺은 여자의 사연은 눈물을 글썽이게 한다. 이 여자의 사연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인한의 사정 또한 ‘감동’이 두드러진 극 후반부에서 밝혀진다. 인한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연, 그리고 기주와 두만과 함께 강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알려지며 감동을 더한다. 결국 마지막은 ‘눈물’로 장식된다.

‘로마의 휴일’은 착실하게 코미디 영화의 구성을 따라간다. 허술한 인물들이 펼치는 상황적인 코미디, 그리고 그 속에 숨은 감동으로 여운을 남기는 것까지. 하지만 모범 답안이 언제나 정답인 것은 아니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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