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모교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훈련하는 빅토르 안(안현수) ⓒ 오륜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오륜동, 신원철 기자] 빅토르 안(한국 이름 안현수)이 러시아 선수들과 모교를 방문했다. 약 2주 동안의 전지훈련 일정 가운데 절반을 지난 시점, 빅토르 안은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빅토르 안은 17일 서울 한국체육대학교 실내 빙상장에서 러시아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했다. 지난 8일 입국해 10일부터 훈련에 들어간 러시아 대표 팀은 23일까지 이곳에서 훈련한다.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둔 시점이라 예년과 달리 외국 전지훈련이 반복되고 있어 빅토르 안은 "너무 피곤하다"며 웃었다.

그는 "평창에서 훈련은 못 하지만 대신 한국에서 시차도 경험하고, 문화도 겪어 보는 차원에서 전지훈련을 왔다. 지금은 체력 훈련에 집중할 때라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데,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기록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체력 쌓는 쪽에 주력하자고 하면서 힘을 주고 있다"고 얘기했다.

1985년생으로 러시아 대표 팀 남자 선수 가운데에서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빅토르 안. 경력에서 당연히 후배들의 '멘토'가 될 법했다. 그는 "모범이 되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한데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먼저 조언을 하기 보다는 같이 훈련하면서 보여 주려고 한다. 나 역시 선배들을 보면서 배웠다. 물론 먼저 물어본다면 기꺼이 조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 17일 모교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훈련하는 빅토르 안(안현수) ⓒ 오륜동, 한희재 기자

그는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마라톤으로 치면 40km 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2.195km를 흘려 보낼 생각은 없다. 빅토르 안은 "사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 다음(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선수를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이번 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뒤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오래 해 보고 싶다"며 '평창 그 이후'를 바라봤다. 

"야유가 들린다고 하더라도 그건 제가 감당할 일"이라는 빅토르 안은 러시아 귀화가 지금까지 선수로 뛸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국과는 다른 훈련 방식이 몸에 맞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이렇게 운동해도 되나, 이만큼 쉬어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 제 나이나 몸 상태에는 이런 훈련 방식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여기서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즐겁다. 예전에는 시켜서 하는 훈련이 많았다면 이제는 스스로 하는 분위기가 됐다. 몸 관리만 잘하면 오래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그만둬야지' 하는 생각이 안 들었다. 언젠가는 그만둬야겠지만, 아직은…."

▲ 17일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훈련하는 러시아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 오륜동,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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