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고마웠어요. 2년간 다녀옵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지금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하면 하메스의 복귀에 맞춰 제대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바이에른 뮌헨에선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뮌헨은 11일(한국 시간) 구단 홈페이지에 "레알 마드리드와 하메스 2년 임대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019년 6월 30일까지다. 하메스는 메디컬 테스트 후 뮌헨과 계약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2년 임대에 비강제적인 완전 이적 조항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스는 뮌헨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다행히 '은사'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뮌헨의 사령탑이다. 칼 하인트 루메니게 회장도 "하메스 영입은 안첼로티 감독이 원했던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 레알 시절, 안첼로티-하메스의 궁합

안첼로티 감독은 2013-1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따냈다. 4-3-3 포메이션에서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꾸렸다. 사비 알론소 또는 사미 케디라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2014년 여름 알론소가 뮌헨으로 이적하고 하메스를 영입하면서 4-2-3-1 전형을 썼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밸런스를 잡는 보다 공격적인 형태였다. 안첼로티 감독은 '2'에 해당하는 미드필더로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를 주전으로 기용했다. 두 선수가 출전하면 절묘하게 공수 균형을 잡긴 했지만, 체력 부담이 과도했고 부상으로 빠질 경우 팀은 부진했다. 2014-15 시즌엔 카세미루도 FC포르투로 임대 이적해 활약했다. 

하메스는 '3' 가운데 중앙에서 주로 활약했다. 윙으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가 하메스의 자리였다. 그리고 가장 몸에 잘 맞는 옷이었다. '스타'로 발돋움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하메스는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2014-15 시즌 레알에 합류하자마자 하메스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29경기에 나서 13골과 13도움을 올렸다. 

하메스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의 전술적 안정성은 떨어졌다. 2014-15 시즌 UEFA 슈퍼컵과 클럽 월드컵 우승을 기록했을 뿐이다. 안첼로티 감독이 2015년 여름 팀을 떠난 뒤 하메스의 험난한 주전 경쟁도 시작됐다.

# 안첼로티가 떠난 뒤, 흔들린 입지

'후임'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물론 현재 레알의 사령탑 지네딘 지단 감독은 안첼로티 감독보다 더 수비적인 전술을 썼다. 임대 복귀한 카세미루를 후방에 두고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앞을 지키는 역삼각형 형태로 돌아왔다. 공수 균형을 보다 쉽게 맞출 수 있었다.

하메스에겐 험난한 주전 경쟁의 시작이었다. 4-2-3-1 포메이션으로 카세미루 없이 경기를 치를 때도 있었지만, 하메스 대신 카세미루를 기용해 보다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하기도 했다. 측면에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과 경쟁해야 했고, 세계에서 가장 비쌌던 두 선수와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메스가 주력이 장점인 전형적인 윙플레이어도 아니었다.

경기에 출전하면 '한 방'을 날렸지만 출전 기회를 안정적으로 잡진 못했다. 2014-15 시즌 리그 29경기에서 2292분을 뛰었지만, 2015-16 시즌엔 리그 26경기에서 1517분을 뛰었다. 경기 수는 비슷했지만 출전 시간이 확 줄었다. 교체로 출전하거나 교체로 나오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다. 경기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2016-17 시즌엔 문제가 더 커졌다. 카세미루가 기량이 늘면서 주전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스코도 기량이 만개해 하메스의 출전 기회는 더욱 줄었다. 마르코 아센시오, 루카스 바스케스 등 발이 빠른 윙플레이어도 성장했다. 레알이 치르는 경기 수가 많아 출전 기회는 어느 정도 잡았지만 '플랜 A'에 포함되긴 어려웠다.

22경기에 출전했고 8골 6도움을 올리며 괜찮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하메스 없이도 레알은 강했고, 이적은 선수 개인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안첼로티 감독(왼쪽)과 지단 감독.

# '몸에 맞는 옷'을 입고 '명예 회복'할까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하메스에게 뮌헨 이적은 좋은 선택이다. 우선 안첼로티 감독의 존재가 중요하다. 2014-15 시즌 BBC 삼총사의 아성 속에서도 하메스는 제 몫을 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하메스의 장점을 안다. 그는 좁은 수비 간격 사이에서 공간을 만드는 드리블과 정교한 왼발 슛 능력을 지니고 있다. 혼자 있을 때보다 동료들과 함께 움직일 때 빛난다.

여기에 뮌헨의 선수 구성도 하메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다음 시즌 뮌헨의 중원은 아르투로 비달, 코랭탕 톨리소가 지킬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 능력을 모두 갖춘 미드필더다. 4-2-3-1 포메이션을 쓰더라도 크로스-모드리치 조합과 비교해 공격적 무게감은 떨어져도 훨씬 안정감이 높다. 하메스는 자신이 가장 능숙하게 활약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다. 좌우 측면에 프랭크 리베리, 아르옌 로벤 등 빠른 측면 공격수들이 있어 연계 플레이에도 장점이 있다.

현재 뮌헨에 리베리, 로벤, 킹슬리 코망 외에 전문 측면 공격수가 없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하메스는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는 선수다. 특히 토마스 뮐러가 2선 공격수로 나선다면 하메스가 측면에 배치되는 것도 가능하다. 두 선수 모두 영리하게 동료들의 움직임을 활용한다. 의외의 시너지가 '폭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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